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360. 더끄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5-05   조회수 : 8517

360. 더끄다

 

‘더끄다’는 ‘온전하게 가리기 위해서 펴서 씌우거나 펴놓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덮다’에 해당한다. 이 ‘더끄다’는 달리 ‘더프다’라고도 하는데, ‘더프지, 더프고, 더프난’ 등으로 활용한다. 그러니 ‘*덮으지, *덮으고, *덮으난’[잘못되었기에 그 앞에 *표를 붙인다.]으로 쓸 일이 아니다.

 

①항에담주게. 잘리에 담으민 좀일곡 항에 놩 더꺼 불민 좀도 안 일어.(독에 쌀 담지. 자루에 담으면 좀먹고 독에 놔서 덮어 버리면 좀도 안 일어.)

②람지 다 더꺼시메 이제랑 주젱이 올리라 허여.(이엉 다 덮었으니 이제랑 주저리 올려라 해.)

③소소헌 풀덜은 어욱 덤벙허게 더꺼지믄 어욱안티 쫄령 크지 못허여.(소소한 풀들은 억새 무번하게 덮어지면 억새한테 몰려서 크지 못해.)

④된장 고리믄 못 먹어. 그 우이 소곰 더꺼 봐야 소용없어.(된장 고리면 못 먹어. 그 위에 소금 덮어 봐야 소용없어.)

 

예문 ①은 쌀이 좀먹었을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독에 쌀 담지. 자루에 담으면 좀먹고 독에 놔서 덮어 버리면 좀도 안 일어.’ 하는 뜻이다. 쌀을 자루에 담으면 좀먹지만 항아리에 담으면 좀먹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항’은 한자어 ‘缸(항)’에서 온 말로, 표준어 ‘독’에 해당하며, ‘잘리’는 ‘물건을 담을 수 있게 헝겊 따위로 길고 크게 만든 주머니’로, 표준어 ‘자루[袋(대)]’에 해당한다. ‘잘리’는 달리 ‘차대, 차디, 찰리’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좀일다’는 달리 ‘좀들다’, ‘좀치다’라 하는데, 표준어 ‘좀먹다’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가리를 만들 때 듣는 말로, ‘이엉 다 덮었으니 이제랑 주저리 올려라 해,’ 하는 말이다. 이엉을 덮었으니 마지막으로 주저리를 올려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람지’는 표준어 ‘이엉’에 해당하는데, 달리 ‘눌두께, 라미, 레미, 레’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또 ‘주젱이’는 표준어 ‘주저리’에 대응하는 어휘인데, ‘주제, 주제기, 주젱기, 주지’ 등으로 말해지기도 한다. 가리 완성은 주저리를 덮는 것으로 끝나는데, “눌이 커도 주젱이가 우뜸”이라는 속담처러 마무리가 중요함을 강조할 때 ‘주젱이’가 쓰인다.

예문 ③은 억새의 위용을 이야기한 것으로, ‘소소한 풀들은 억새 무번하게 덮어지면 억새한테 몰려서 크지 못해.’ 하는 뜻이다. 소소한 풀들은 휘찬 억새에 눌려 자라지 못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어욱’은 ‘억새’를 말하고, ‘덤벙허다’는 달리 ‘덤방허다’라고도 하는데 ‘풀 따위가 아주 무성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무번(蕪繁)하다’에 해당한다. ‘이슬이 풀 따위에 많이 맺혀 있는’ 것 또한 ‘덤방허다’, ‘덤벙허다’라 표현하는데, 예문에 쓰인 ‘덤벙허다’하고는 다른 어휘다. ‘쫄리다’는 ‘힘에 부치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몰리다’ 또는 ‘지다’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면 좋을 듯하다.

예문 ④는 된장 맛이 변했을 때 듣는 말로, ‘된장 고리면 못 먹어. 그 위에 소금 덮어 봐야 소용없어.’ 하는 뜻이다. 된장 맛이 변한 것은 소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니 소금을 더 넣으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기서 ‘우이’는 ‘위에’, ‘소곰’은 ‘소금’에 해당하다.

 

이 ‘더끄다’는 “그 문은 둘리 들어사 열곡 더끄고 허는 문이라.(그 문은 둘이 들어야 열고 닫고 하는 문이야.)”의 ‘더끄다’와는 동음관계(同音關係)를 이룬다. 이때 ‘더끄다’는 표준어 ‘닫다’[閉(폐)]에 대응하는 어휘로 쓰인 것이다.

목록

이전글
361. 으식으식
다음글
359.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