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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 걸명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2-11   조회수 : 8587

348. 걸명

 

‘걸명’은 ‘제반(除飯)을 걷고 난 뒤 다시 ‘제삿상[祭床(제상)]’ 위 여러 제물을 조금씩 떼어내어서 문간채 지붕 위로 올리거나 집으로 드나드는 골목 한구석에 두어 잡신을 대접하는 음식.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을 말한다. 달리 ‘걸멩’이라고도 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듯하다.

이 ‘걸명’은 지역에 따라 ‘제반’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제반’이란 제를 지낸 후 조상이나 신을 대접하기 위하여 ‘제삿상’에 올렸던 제물을 조금씩 떼어내어 지붕 위로 올리는 음식이나 그렇게 하는 일을 뜻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 또한 ‘제반’이다.

 

①걸명은 지붕 우터레 올리지 아녕 올래에 강 비와.(‘걸명’은 지붕 위로 올리지 않고 오래에 가서 부어.)

②이디선 문전상에 헐 적엔 걸명을 헌 다음에 다시 절을 허여.(여기서는 ‘문전상’에 할 적에는 ‘걸명’을 한 다음에 다시 절을 해.)

③베례 다 끝나믄 제반 걷으라 허믄 상에 제물덜 꼼썩 아놔. 그다음에 허는 게 걸명.(배례 다 끝나면 제반 걷어라 하면 상에 제물들 조금씩 튿어놔. 그다음에 하는 게 ‘결명’.)

④제반허고 걸멩은 나. 제반은 식게믄 조상신안티 허는 거고 걸멩은 그 조상신 라온 잡귀덜, 잡신을 데접허는 거라.(제반하고 ‘걸명’은 달라. 제반은 제사면 조상신한테 하는 거고 ‘걸멩’은 그 조상신 따라온 잡귀들, 잡신을 대접하는 거야.)

 

예문 ①은 ‘걸명’ 처리에 대한 이야기로, ‘‘걸명’은 지붕 위로 올리지 않고 오래에 가서 부어.’ 하는 뜻이다. 곧 ‘걸명’은 제사의 주인공인 조상신을 따라와 골목에서 서성이는 잡귀를 대접하기 위해서 ‘올래’에 가서 붓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터레’는 ‘위로’의 뜻으로, ‘우’는 표준어 ‘위[上(상)]’에 해당하고, ‘아녀다’는 ‘않다’ 또는 ‘아니하다’에 대응한다. ‘올래’는 ‘집에서 큰길로 나가는 작은 골목’의 뜻으로, ≪여씨향약언해≫ 등에 나타나는 옛말 ‘오래’에 ‘ㄹ’이 첨가되어 이루어진 말로, 표준어 ‘오래’에 해당한다. ‘비우다[注(주)]’는 달리 ‘빕다’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표준어 ‘붓다’에 대응하는 어휘다.

예문 ②는 ‘문전제’를 지내고 난 뒤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여기서는 ‘문전상(門前床)’에 할 적에는 ‘걸명’을 한 다음에 다시 절을 해.’ 하는 뜻이다. 여기서 ‘이디’는 ‘여기’에 해당하며, ‘문전상’을 달리 ‘문우상, 문체상’이라 하는데, ‘제사나 명절 때 ‘문전신’을 위하여 제물을 차려 벌인 상’을 말한다. ‘문전신’과 관련해서는 무가(巫歌)의 하나인 <문전본풀이>이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예문 ③은 ‘걸명’에 대한 설명으로, ‘배례 다 끝나면 제반 걷어라 하면 상에 제물들 조금씩 튿어놔. 그다음에 하는 게 ‘결명’.’ 하는 뜻이다. 제반을 걷고 난 다음에 다시 제물은 조금씩 걷는 게 ‘걸명’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배례(拜禮)’를 ‘베례’로 적은 것은 ‘배례’의 한자 ‘拜’를 ≪훈몽자회≫나 ≪천자문≫ 등에서 []로 읽고 있기 때문이다. ‘제물덜’의 ‘덜’은 복수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로 표준어 ‘들’에 해당하며, ‘꼼썩’은 ‘조심씩’, ‘아놓다’는 ‘뜯어놓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걸멩’이 쓰인 예로, ‘걸명’과 ‘제반’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곧 ‘제반하고 ‘걸명’은 달라. 제반은 제사면 조상신한테 하는 거고 ‘걸멩’은 그 조상신 따라온 잡귀들, 잡신을 대접하는 거야.’ 하는 뜻이다. 여기서 ‘나다’는 표준어 ‘다르다[異(이)]’, ‘라오다’는 ‘따라오다’에 해당하며, ‘대접(待接)’을 ‘데접’으로 쓴 것은 한자 ‘待’를 ≪유합≫이나 ≪삼운성휘≫ 등에서 []로 읽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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