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347. 불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2-04   조회수 : 8645

347. 불

 

‘불’은 ‘옷을 세는 단위’를 나타내는 말로, 표준어 ‘벌’에 해당한다. 이 ‘불’은 옷을 세는 단위이기 때문에 옷 또는 옷 종류와 관련된 어휘들과 연결되며, 수량을 나타내는 관형사가 앞에 온다. 이 ‘불’은 옛말 ‘부’(≪번역박통사≫ 15)에 ‘ㄹ’이 첨가되어 이루어진 어휘다. 이는 옛말 ‘오래’(거리에서 집으로 통하는 좁은 골목길)에 ‘ㄹ’이 첨가되어 ‘올래’가 됨과 같다.

 

①얼덴 옷 라 불 두둑허게 입으믄게 오몽험에 궂어.(춥다고 옷 여러 벌 두툼하게 입으면 거동하기에 궂어.)

②가난헌 씨집의 오민 멩지옷불만 헤줘.(가난한 시집에 오면 명주옷 한 벌만 해줘.)

③우린 씨집갈 땐 꺼번에 옷 두 불 입엉 가나서.(우리는 시집갈 때는 한꺼번에 옷 두 벌 입어서 갔었어.)

④씨어멍 씨아방 나시로 옷 불썩 헤주고.(시어머니 시아버지 몫으로 옷 한 벌씩 해주고.)

 

예문 ①은 겨울철에 들을 수 있는 말로, ‘춥다고 옷 여러 벌 두툼하게 입으면 거동하기에 궂어.’ 하는 뜻이다. 춥다고 해서 옷을 여러 벌 껴입으면 움직이기에 불편하다는 의미다. 여기서 ‘얼다’는 표준어 ‘춥다’, ‘라’는 ‘여러’에 해당한다. ‘두둑허다’는 ‘옷을 껴입어서 제법 두껍다’의 뜻이기에 표준어 ‘두툼하다’에 해당하며, ‘오몽허다’는 표준어 ‘거동하다’에 대응한다. 특히 ‘입으믄게’에서 ‘게’는 ‘강조’나 ‘확인’의 뜻을 지닌 보조사로 쓰인 경우다.

예문 ②는 예전 제주도 결혼 풍습을 이해할 수 있는 예문으로, ‘가난한 시집에 오면 명주옷 한 벌만 해줘.’ 하는 뜻이다. 잘사는 집에 시집가면 여러 벌의 옷을 장만해 주는데 반해 가난한 집에 시집가면 명주옷 단 한 벌만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결국 ‘단불(단벌)’ 옷만 입고 다녀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씨집’은 표준어 ‘시집’에, ‘씨집의’의 ‘의’는 장소를 나타내는 데 쓰이는 조사다. ‘멩지옷’은 ‘명주실로 짠 옷감으로 지은 옷’이니 표준어 ‘명주옷’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시집갈 때의 추억을 이야기한 것으로, ‘우리는 시집갈 때 한꺼번에 옷 두 벌 입어서 갔었어.’ 하는 뜻이다. 옷 여러 벌을 준비했지만 한 벌인 척해서 껴입고 시집을 왔다는 뜻이다. 이는 입은 옷 위에 다른 옷을 겹쳐서 입었다는 말이니 이런 경우를 ‘끼와입다, 주겨입다, 포입다’ 등으로 표현한다. 여기서 ‘씨집가다’는 표준어 ‘시집가다’, ‘꺼번’은 ‘한꺼번’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새각시(새색시)’가 시집을 갈 때 시어머니와 시아버지 모가치로 옷 두 벌을 받았던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어머니 시아버지 몫으로 옷 한 벌씩 해주고.’ 하는 뜻이다. 시어미니 몫으로 한 벌, 시아버지 몫으로 한 벌 해서 두 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씨어멍’은 ‘시어머니’, ‘씨아방’은 ‘시아버지’에 해당하고, ‘나시’는 ‘담당해야 할 부분’의 뜻을 지니는데 표준어 ‘몫’에 해당한다. 이 ‘나시’는 달리 ‘적시, 직시, 찍, 찍세, 찍시’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목록

이전글
348. 걸명
다음글
346. 빼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