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3. 버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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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3-08-20 조회수 : 846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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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버슬다
‘버슬다’는 ‘일을 하여 돈 따위를 얻거나 모으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벌다’에 해당한다. 이 ‘버슬다’는 달리 ‘버실다, 버을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큰돈 버슬젠 허믄 큰일을 헤사 허여.(큰돈 벌려고 하면 큰일을 해야 해.) ②삼재에 버슨 돈은 쉐가 라도 까지지 아년덴 헤서.(삼재에 번 돈은 소가 밟아도 꺼지지 않는다고 했어.) ③ 오 년 치닥거리허당 보난 돈 버슨 거 닮아마씨게.(한 오 년 치다꺼리하다가 보니 돈 번 거 같아요.) ④영 놀앙 살아지는냐? 돈 버슬어사주 허난, 돈 못 벌믄 안 먹으민 될 거 아니꽈 경 아.(이렇게 놀아서 살아지느냐? 돈 벌어야지 하니, 돈 못 벌면 안 먹으면 될 거 아닙니까 그렇게 말해.)
예문 ①은 큰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로, ‘큰돈 벌려고 하면 큰일을 해야 해.’ 하는 뜻이다. 작은 일을 하면 돈을 적게 벌고, 큰돈을 벌려고 하면 큰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실 큰돈에 욕심아 나서 큰일을 벌이다가 큰코다치기도 한다. 그러니 ‘소낭베렝인 솔닙 먹어사 헌다.(송충이는 솔잎 먹어야 한다.)’는 속담도 음미해 볼 일이다. 예문 ②는 어른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로, ‘삼재에 번 돈은 소가 밟아도 꺼지지 않는다고 했어.’ 하는 뜻이다. 삼재(三災) 때 모은 재산은 오래 지킬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삼재’는 ‘사람의 띠에 따른 운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2013년 올해는 원숭이띠, 쥐띠, 용띠가 삼재에 해당한다. ‘쉐’는 표준어 ‘소[牛(우)]’, ‘르다’는 ‘밟다’에 대응한다. ‘까지다’는 ‘겉이나 가운데가 우묵하게 들어가다.’는 의미를 지닌 어휘로 표준어 ‘꺼지다’에 해당한다. ‘아녀다’는 ‘않다, 아니하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오 년 동안 돈 모은 일을 이야기한 것으로, ‘한 오 년 치다꺼리하다가 보니 돈 번 거 같아요.’ 하는 뜻이다. 오 년 동안 열심히 살았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치닥거리허다’는 표준어 ‘치다꺼리하다’에 해당하며, ‘닮다’는 ‘추측이나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로, 표준어 ‘같다’에 해당한다. ‘닮다’가 ‘추측이나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낼 때는 ‘~ㄴ 거 닮다’, ‘~ㄹ 거 닮다’처럼 의존명사 ‘거’가 있어야 한다. “오늘 막 더울 거 닮다.(오늘 아주 더울 것 같다.)”, “동더렌 비 온 거 닮다.(동쪽엔 비 온 것 같다.)”처럼 쓰인다. 예문 ④는 부모와 자식 사이 대화다. 부모가 자식한테 “이렇게 놀아서 살아지느냐? 돈 벌어야지.” 하니 자식은 “돈 못 벌면 안 먹으면 될 거 아닙니까?” 하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고 보면 부모는 복장이 터지는 것이다. 대화만으로도 부모와 자식 사이 벌어진 틈이 크고 골이 깊다. 여기서 ‘다’는 표준어 ‘말하다’에 대응하는데, 이 ‘다’는 모음 어미 앞에서는 ‘아, 으난’처럼 변화하기 때문에 ‘ㄷ’불규칙 동사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