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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 산자국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3-06-18   조회수 : 8575

314. 산자국

 

‘산자국’은 ‘서 있는 그대로의 상태’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선발’에 해당한다. 이 ‘산자국’은 달리 ‘산발’ 또는 ‘자국, 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들 어휘가 ‘서 있는 그대로의 상태’라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오다, 가다’ 등의 동사와 연결되어 쓰인다.

또 ‘산자국’은 ‘산자국에’로, ‘산발’은 ‘산발라’ 등 부사어로 쓰여서 ‘선 그대로의 상태로 내쳐서’라는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①간 불러도 그적 엇이난 산자국에 돌아상 와 불엇저게.(가서 불러도 기척 없기에 선발에 돌아서서 와 버렸어.)

②헐말만 헤 둰에 산자국에 가 불어라.(할말만 헤 두고서 선발에 가 버리더라.)

③빗 받으레 갓단 두갓 쌉는 소리에 산발라 돌아산 와 불엇저게.(빚 받으러 갔다가 부부 싸우는 소리에 선발로 돌아서서 와 버렸어.)

④아무 말도 아년 산발라 가 불어렌게.(아무 말도 않고 선발로 가 버리더라고.)

 

예문 ①은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했을 때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가서 불러도 기척 없기에 선발에 돌아서서 와 버렸어.’ 하는 뜻이다. 아무 기척이 없기에 그냥 돌아서서 와 버렸다는 말이다. 여기서 ‘그적’은 ‘누가 있는 줄을 짐작하여 알 만한 소리나 기색’으로, 표준어 ‘기척’에 해당한다. 이 ‘그적’은 달리 ‘그척, 기적’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돌아사다’는 표준어 ‘돌아서다’에 해당하고, ‘불다’는 보조용언 ‘버리다’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방문한 사람이 급한 용무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얼른 돌아가 버린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할말만 해 두고서 선발에 가 버리더라.’ 하는 뜻이다. 용건만 말해 두고는 그 자리에서 돌아서서 가 버리더라는 것이다. 여기서 ‘헐말’은 달리 ‘말’이라 하는데, ‘하고 싶은 말이나 꼭 해야 할 말’의 뜻으로 표준어 ‘할말’에 해당한다.

예문 ③과 ④는 ‘산발’이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빚 독촉을 갔다고 부부의 싸움하는 소리에 돌아왔던 경험을 이야기한 것으로, ‘빚 받으러 갔다가 부부 싸우는 소리에 선발로 돌아서서 와 버렸어’ 하는 뜻이다. 부부싸움에 말도 붙이지 못하고 그냥 돌아서서 와 버렸다는 말이다. 필시 부부싸움은 금전적 문제일 터이니 빚 받기는 어림없는 일이기에 돌아와 버렸다는 것이다. 여기서 ‘빗’은 ‘빚[債(채)]’에 해당하며, ‘두갓’은 표준어 ‘부부’에 해당하는데, ‘두갓’의 ‘갓’은 ‘아내, 여자’의 뜻을 지닌 옛말이다. 이 ‘두갓’은 달리 ‘갓세, 두가시, 두갓세’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쌉다’는 표준어 ‘싸우다’에 해당하며, ‘다’는 ‘말하다’에 대응한다.

예문 ④는 방문한 사람이 무슨 연유에선지 한마디 말도 않고 가 버린 상황을 전하는 이야기로, ‘아무 말도 않고 선발로 가 버리더라고.’ 하는 뜻이다. 아무 말도 않고 가 버렸으니 더 궁금하고 불안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불어렌게’는 표준어로 ‘버리더라고’로 대역되는데, ‘렌’은 종결어미 ‘-라’에 인용격 ‘엔’이 연결된 형태이고, ‘게’는 ‘강조’나 ‘확인’의 뜻을 지니는 보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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