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2. 씬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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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3-06-04 조회수 : 866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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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씬돌
‘씬돌’은 ‘칼, 낫 등의 연장을 갈아서 날을 세우는 데 쓰는 돌’을 뜻하는데, 표준어 ‘숫돌’에 해당한다. ‘씬돌’은 달리 ‘신돌, 쓸돌, 씰돌’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칼이나 호미 무끼믄 그거 씬돌에 아사키여 곡.(칼이나 낫 무디면 그거 숫돌에 갈아야겠어 말하고.) ②옛날은게 다 어려와. 씬돌? 씬돌은 똑 잇어사 헐 거난 구헤당 어디 허게 놔둬.(옛날은 다 어려워. 숫돌? 숫돌은 꼭 있어야 할 거니 구해다가 어디 단단하게 놔둬.) ③신돌에 호미 앙 밧디 아졍 강 그걸로 보리도 비고 조도 비고 콩도 꺼끄고.(숫돌에 낫 갈아서 밭에 가지고 가서 그걸로 보리도 베고 조도 베고 콩도 꺾고.) ④돔베칼 무끼믄 신돌 엇인 땐 물항에라도 바희영 씨곡.(식칼 무디면 숫돌 없을 때는 물독에라도 ‘바희어서’ 쓰고.)
예문 ①은 칼이나 낫이 ‘무끼면’ 어떻게 합니까?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칼이나 낫 무디면 그거 숫돌에 갈아야겠어 말하고.’ 하는 뜻이다. 칼이나 낫이 무디면 숫돌에 갈아서 써야 한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호미’는 풀 따위를 베는 연장으로 표준어 ‘낫’에 해당한다. 방언형 ‘호미’는 표준어 ‘호미’와 형태가 같기 때문에 오해하기도 하는데, 표준어 ‘호미’에 해당하는 제주어는 ‘겡이, 각지, 게’ 등으로 나타난다. ‘무끼다’는 표준어 ‘무디다’에 해당하며, ‘다’는 ‘갈다[磨(마)-날카롭게 날을 세우거나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하여 다른 물건에 대고 문지르다.]’, ‘다’는 ‘말하다’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옛날은 모든 게 어려웠다는 말끝에, 숫돌에 대한 물음에 답한 내용이다. 곧 ‘옛날은 다 어려워. 숫돌? 숫돌은 꼭 있어야 할 거니 구해다가 어디 단단하게 놔둬.’ 하는 뜻이다. 숫돌은 농촌에서는 필수품이나 마찬가지다. 부엌에서 쓰는 칼이 무껴도 ‘씬돌’에 갈아야 하고, 보리 벨 때 ‘호미’를 잘 갈아 둬야 일이 수월하다. 벌초 때는 낫을 숫돌에 갈아서 헝겊으로 감아서 가져 다니기도 했다. 여기서 ‘똑’은 표준어 ‘꼭’에 해당하며, ‘잇다’는 ‘있다[有]’, ‘허다’는 ‘단단하다’에 대응한다. 예문 ③과 ④는 ‘신돌’이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호미’의 용도에 대한 이야기로, ‘숫돌에 낫 갈아서 밭에 가지고 가서 그걸로 보리도 베고 조도 베고 콩도 꺾고.’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밧디’는 ‘밭에’라고 표준어로 바꿀 수 있으며, ‘아지다’는 표준어 ‘가지다’, ‘비다’는 ‘베다[刈(예)-날이 있는 연장으로 끊거나 자르다.]’, ‘꺼끄다’는 ‘꺾다[折(절)]’에 해당한다. 또 곡식에 따라서 수확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이다. ‘보리-비다’, ‘조-비다’, ‘콩-꺼끄다’처럼 ‘보리’와 ‘조’는 ‘비다’, ‘콩’은 ‘꺼끄다’와 서로 호응 관계에 있다는 점에도 주의를 요한다. 예문 ④는 ‘돔베칼’이 무디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식칼 무디면 숫돌 없을 때는 물독에도 ‘바희어서’ 쓰고.’ 하는 말이다. 식칼이 무디면 우선 급한 대로 물독에 ‘바희어서’ 날을 세우고 사용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돔베칼’은 표준어 ‘식칼’, ‘물항’은 ‘물독’에 해당한다. ‘바희다’는 ‘무딘 칼 따위를 질그릇 따위에 몇 번 슬쩍 문질러서 날이 서게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듯하다. ‘바희다’는 달리 ‘바의다’, ‘바위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발소에서 면도할 때 이발사가 면도칼을 가죽 띠에 문지르는 것을 연상하면 ‘바희다’의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