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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공그리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3-05-21   조회수 : 8831

310. 공그리다

 

‘공그리다’는 ‘칼이나 가위 따위로 일정한 모양으로 베어 내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오리다’에 해당한다. ‘공그리다’는 달리 ‘동고리다, 동그리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편 표준어 ‘오리다’의 방언형으로 ‘오리다’가 쓰이기도 하는데, 이때는 ‘나무를 세로로 톱질하여 좁고 길게 켜다.’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①그믓대로 공그리당 보믄 동글락허게 되어.(금대로 오리다 보면 동그랗게 되어.)

②쵯대에 맞게 종이 동고령 오라.(촛대에 맞게 종이 오려서 오라.)

③왼착손으로도 동글락허게 잘도 동그렴쩌이.(왼손으로도 동그랗게 잘도 오리네.)

④이 톱은 낭 오릴 때 써. 아이 가온 디 엇이 낭 오리레 뎅겨나서.(이 톱은 나무 오릴 때 써. 아니 가온 데 없이 나무 오리러 다녔었어.)

 

예문 ①은 종이 오리기 놀이를 할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금대로 오리다 보면 동그랗게 되어.’ 하는 뜻이다. 곧 종이를 원 모양으로 자르려고 하면 밑그림 없이는 어렵다. 컴퍼스로 원을 기린다거나 아니면 원의 크기에 따라 사발이나 접시 따위를 엎고 그려서 그 선에 따라서 원을 ‘공그리다’ 보면 원에 아주 가깝게 오릴 수 있다. 여기서 ‘그믓’은 ‘금+-읏’ 구성으로 이루어진 어휘로, 표준어 ‘금’에 해당한다. ‘그믓’은 달리 ‘금, 믓, ’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동글락허다’는 표준어 ‘동그랗다’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제삿날 들을 수 있는 말로, ‘촛대에 맞게 종이 오려서 오라.’ 하는 뜻이다. 촛대에 초를 똑바로 세우지 않으면 촛농이 흘러 향안(香案)이 더러워지기도 하고 바람이 없는데도 촛농이 흘러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촛대나 향안이 더러워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촛대에 맞게 종이를 오려 끼워서 초를 세우기도 한다. 이때 받침을 쓸 종이를 오려서 오라는 뜻으로 하는 말이다. 여기서 ‘쵯대’는 표준어 ‘촛대’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왼손잡이가 가위질하는 모습을 보고 하는 말로, ‘왼손으로도 동그랗게 잘도 오리네.’ 하는 놀라움의 표현이다. 오른손잡이 입장에서 왼손잡이가 하는 일-도마질하는 것이나 사과 깎는 모습을 불안불안해 하며 보게 마련. 여기서 ‘왼착손’은 표준어 ‘왼손’에 해당하고, ‘왼손잡이’는 ‘왼겡이, 왼굉이 왼둥이, 왼자치, 왼젱이, 왼착둥이’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물론 ‘오른손’은 ‘단손, 단착손, 든착손, 오른손’이라 하고, ‘오른손잡이’는 ‘단젱이, 든젱이’라고 한다.

예문 ④는 표준어와 같은 형태의 ‘오리다’가 쓰인 경우다. 이 예문은 ‘내릴톱’ 또는 ‘세로톱’에 대한 이야기로, ‘이 톱은 나무 오릴 때 써. 아니 가온 데 없이 나무 오리러 다녔었어.’ 하는 뜻이다. ‘내릴톱’이나 ‘세로톱’은 톱날이 어느 한쪽 방향으로만 나 있어서 나무늘 켜는 데 유리하다. 여기서 ‘낭’은 ‘나무’에 해당하는데 ‘남, 나모, 나무’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는 부정의 ‘아니’, ‘디’는 장소를 나타내는 ‘데’, ‘뎅기다’는 표준어 ‘다니다’에 대응하는 어휘인데 ‘뎅이다’, ‘니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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