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303. 어반당허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3-04-02   조회수 : 8819

303. 어반당허다

 

‘어반당허다’는 ‘어떤 상황이나 조건, 수준이 서로 비슷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어반하다(於半--)’ 또는 ‘어상반하다(於相半--)’에 해당한다. 반에 가깝다는 뜻이다.

 

①사는 게 어반당헤사 주 가게도 되고 친헤지는 거주, 차이 나믄 가질 못허여.(사는 게 어반해야 자주 가게도 되고 친해지는 거지, 차이 나면 가지를 못해.)

②더 고남헤도 어반당헐 거우다게. 반에 반 숭이난게 그냥 메누리 헙서게.(더 꼬나도 어반할 겁니다. 반에 반 흉이니 그냥 며느리 하십시오.)

③그땐 쉐 깝 안 줄 때난 밋가지 아녈 정도만 받앙 아 불엇주. 어반당허난 그땐 그냥 는 거라.(그때는 소 값 안 줄 때니까 밑지지 않을 정도만 받아서 팔아 버렸지. 어반하니까 그때는 그냥 파는 거야.)

 

예문 ①은 사람끼리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여러 조건이 비슷해야 함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사는 게 어반해야 자주 가게도 되고 친해지는 거지, 차이 나면 가지를 못해.’ 하는 뜻이다. 사는 정도가 어느 정도 비슷해야 친해지기 쉽고, 너무 차이가 나면 사귀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한자어 유유상종(類類相從)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서 ‘주’는 표준어 ‘자주’에 해당하는데, ‘다[頻(빈)]’의 어간 ‘-’에 부사를 만드는 접미사 ‘-우’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다. ‘주’의 옛말은 ‘조’로 나타난다.

예문 ②는 두 집안 사이에서 결혼 이야기가 오갈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더 꼬나도 어반할 겁니다. 반에 반 흉이니 그냥 며느리 하십시오.’ 하는 뜻이다. 여자 쪽 집안으로부터 사주를 받고 궁합을 맞추어 보니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니 그대로 며느리로 맞이하십시오 하는 의미다. 여기서 ‘고남허다’는 ‘가려서 평가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꼬느다’ 또는 ‘꼲다’에 해당한다. 이 ‘고남허다’는 달리 ‘꼬놓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반에 반’은 ‘4분의 1’을 뜻하고, ‘숭’은 한자어 ‘凶(흉)’이 구개음화한 형태이다. ‘반에 반 숭’은 ‘4분의 1’은 ‘흉’하다는 뜻으로, 그 나머지 ‘4분의 3’은 ‘길(吉)’하다는 뜻과 같다. ‘메누리’는 표준어 ‘며느리’에 해당하고, ‘헙서게’의 ‘-ㅂ서’는 ‘-십시오’에 해당한다. ‘헙서게’의 ‘게’는 ‘확인’이나 ‘강조’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예문 ③은 소 값이 떨어졌을 때 손해 보지 않을 정도만 받고 팔았던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때는 소 값 안 줄 때니까 밑지지 않을 정도만 받아서 팔아 버렸지. 어반하니까 그때는 그냥 파는 거야.’ 하는 뜻이다. 곧 손해 보지 않을 정도만 받고 얼른 팔아 버렸다는 말이다. 여기서 ‘쉐’는 ‘소[牛(우)]’, ‘깝’은 ‘값’에 해당한다. ‘밋가다’는 달리 ‘밋지다’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표준어 ‘밑지다’에 대응한다. 또 ‘아녀다’는 ‘않다’, ‘다’는 ‘팔다[賣(매)]’에 해당한다.

 

목록

이전글
304. 고단
다음글
302. 불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