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7. 주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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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3-02-19 조회수 : 876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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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주제
‘주제’는 ‘비나 눈, 바람 따위가 한바탕 기세 좋게 내리거나 붊’이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자락’에 해당한다. 표준어 ‘자락’은 다의어로, ‘옷이나 피륙 따위가 아래로 드리운 넓은 부분’과 더불어 “한차례의 바람이나 빗줄기”(≪표준국어대사전≫), “문득 불어오는 바람의 움직임”(≪한국어대사전≫) 등의 뜻을 지닌다. 제주어 ‘주제’는 자연 현상인 ‘비, 눈, 름’ 등과 연결되어서 ‘비주제, 눈주제, 름주제’라는 합성어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 각각은 ‘한바탕 기세 좋게 내리는 비’, ‘한바탕 기세 좋게 내리는 눈’, ‘한바탕 기세 좋게 부는 바람’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① 주제 헨 말아 부는 게 넘어가는비라.(한 자락 해서 말아 버리는 게 여우비야.) ②오널 우수난 비 주제 헐 거 아닌가?(오늘 우수니까 비 한 자락 할 거 아닌가?) ③주제사게 름주제, 눈주제, 비주제 경. 아, 돗굉이주제도 잇구나게.(‘주제’야 ‘바람주제’, ‘눈주제’, ‘비주제’ 그렇게. 아 ‘돗굉이주제’도 있구나.) ④큰일 때 비주제 헤 가믄 화륵헤져.(큰일 때 ‘비주제’ 해 가면 화급해져.)
예문 ①은 ‘여우비’가 어떤 비냐?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한 자락 해서 말아 버리는 게 여우비야.’ 하는 뜻이다. 비가 한바탕 세차게 쏟아지고는 이내 그치는 비라는 뜻이다. 여기서 ‘부는’은 보조동사 ‘불다’에서 온 말로, 표준어 ‘버리다’에 해당하며, ‘넘어가는비’는 표준어 ‘여우비’에 대응한다. ‘넘어가는비’는 달리 ‘지나가는비’라 하기도 한다. 예문 ②는 절기의 하나인 우수(雨水)에 대한 이야기로, ‘오늘 우수니까 비 한 자락 할 거 아닌가?’ 하는 뜻이다. 오늘이 절기상으로 ‘우수’니 비가 내리지 않겠는가 하는 의미다. ‘우수’는 24절기 가운데 하나로, 입춘(立春)과 경칩(驚蟄) 사이에 있는데 2월 18일 또는 2월 19일쯤이다. 얼음이 녹고 비가 내린다는 날이다. 여기서 ‘오널’은 표준어 ‘오늘’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주제’를 설명하면서 ‘주제’가 들어간 어휘를 나열한 경우다. ‘‘주제’야 ‘바람주제’, ‘눈주제’, ‘비주제’ 그렇게. 아, ‘돗굉이주제’도 있구나.’ 하는 뜻이다. ‘름주제, 눈주제, 비주제’를 말하고 난 뒤 조금 후에 ‘돗굉이주제’가 떠올라서 ‘돗굉이주제’까지 말하고 있는 것이다. ‘돗굉이주제’는 표준어 ‘회오리바람’에 대응하는 어휘다. 예문 ④는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 비 오는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큰일 때 ’비주제‘ 해 가면 화급해져.’ 하는 뜻이다. 곧 큰일을 치를 때 비가 내리면 마음이 급해져서 경황이 없게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큰일’은 결혼이나 초상나서 많은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 일을 말한다. 많은 손님을 치르기 위해서는 마당에 장막을 쳐야 하고, 여러 사람이 모아들어서 갖가지 음식을 장만해야 하니 ‘거념(권념)’을 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눈썹에 불이 붙어도 끌 겨를이 없을 정도가 된다. 그래서 “비 오는 날에 외상제 울 듯”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다. ‘외상제’는 다른 상제 없이 한 명뿐인 상제를 말하는 것으로, 대부분 외아들이 ‘외상제’가 된다. 또 “큰일 때 날 좋은 게 최고 부주”라 말하기도 한다. 여기서 ‘화륵허다’는 표준어 ‘화급하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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