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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돌리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3-01-29   조회수 : 10561

294. 돌리다

 

‘돌리다’는 ‘본래대로 도로 주거나 갚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돌려주다’에 해당한다. 이 ‘돌리다’는 표준어와 같은 형태인 ‘돌려주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옛날 어른덜 빈 그릇 돌리는 거 아니렌 아.(옛날 어른들 빈 그릇 돌려주는 거 아니라고 말해.)

②쉐 부려난 다음엔 뒷날은 낮전 가근에 멕여 줘근에 고맙덴 헹 쉐 돌리곡 경.(소 부려난 다음에는 뒷날은 낮전 가서 먹여 줘서 고맙다고 해서 소 돌려주고 그렇게.)

③돈 빌리믄 보통 주년 벤리로 헹 돌려.(돈 빌리면 보통 주년 변리로 해서 돌려줘.)

④말 좋은 사름은 되로 받앙 말로 돌려줘게.(말 좋은 사람은 되[升(승)]로 받아서 말[斗(두)]로 돌려줘.)

 

예문 ①은 이웃으로부터 물건을 받았을 때 조금이라도 되갚아야 하는 관행을 이야기한 것으로, ‘옛날 어른들 빈 그릇 돌려주는 거 아니라고 말해.’ 하는 뜻이다. 그릇에 떡이나 과일 등을 넣어 가지고 오면 그 그릇을 돌려줄 때는 반드시 무엇인가를 넣고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정 가는 정’이다. 여기서 ‘아’는 ‘다’에서 온 형태로, ‘ㄷ’이 ‘ㄹ’로 변화하기 때문에 ‘ㄷ불규칙 동사’라 한다. 변화된 ‘ㄹ’은 ‘ㄷ’이 변화한 것이기 때문에 ‘ㄹ’을 적을 때는 ‘ㄷ’ 자리에 적어서 “아, 안, 으난” 등으로 표기해야 한다.

예문 ②는 예전에 소를 빌려서 부리고 난 뒤의 일을 이야기한 것으로, ‘소 부려난 다음에는 뒷날은 낮전 가서 먹여 줘서 고맙다고 해서 소 돌려주고 그렇게.’ 하는 뜻이다. 소를 빌려 부리고 나면 그냥 돌려주는 게 아니라 소를 배부르게 먹여서 돌려준다는 일종의 관행을 말한 것이다. 그래야 다음에 또 빌려서 부릴 수 있으니까. 여기서 ‘뒷날’은 그냥 막연하게 ‘뒷날’이 아니라 부리고 난 다음날인 ‘내일’의 의미로 쓰였다. 또 ‘멕이다’는 표준어 ‘먹이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돈을 빌렸을 때의 이야기로, ‘돈 빌리면 보통 주년 변리로 해서 돌려줘.’ 하는 뜻이다. 여기서 ‘주년’은 표준어와는 달리 ‘일 년을 열 달로 치는 단위’로 쓴다. 일 년을 열 달로 치면 빌린 사람이 입장에서는 이익이고, 빌려준 사람의 입장에서도 인심을 베푼 게 된다. 또 열 달로 계산하면 열두 달로 계산하는 것보다는 한결 쉽다.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일 년을 열 달로 치는’ 것이다. ‘벤리’는 한자어 ‘변리(邊利)’에 대응하는 어휘인데 [벨리]로 발음된다. ‘벤리’는 ‘남에게 돈을 빌려 쓴 대가로 치르는 일정한 비율의 액수’를 말한다.

예문 ④는 ‘돌려주다’ 형태가 쓰인 경우다. ‘말 좋은 사람은 되[升(승)]로 받아서 말[斗(두)]로 돌려줘.’ 하는 뜻이다. ‘욕을 적게 들어도 욕으로 대꾸할 때는 엄청 많이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 좋다’는 ‘말수가 많아 수다스럽다.’는 의미로 쓰이는 표현이다. “말 좋은 집 장 고린다.”라는 속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곧 ‘입으로는 그럴 듯하게 이러쿵저러쿵 말하지만 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 그런 사람을 ‘말장시(말재기, 말쟁이)’라 하기도 한다. ‘돌려줘게’의 ‘게’는 ‘확인’ 또는 ‘강조’의 뜻으로 쓰인 보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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