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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건데기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12-04   조회수 : 8776

286. 건데기

 

‘건데기’는 ‘국물 있는 음식 속에 들어 있는 고기나 나물 등의 먹을거리’를 뜻하는 말로, 표준어 ‘건더기’에 해당한다. ‘건데기’와 비슷한 말로 ‘건지’가 쓰이기도 하는데, 방언형 ‘건지’의 대응 표준어 또한 ‘건지’다. 이 ‘건지’는 옛말 ‘건디’에서 온 어휘로, ‘건디’가 구개음화하여 ‘건디>건지’로 변화한 말이다.

 

①건데기 먼저 먹는 사름, 국물 먼저 먹는 사름이 나.(건더기 먼저 먹는 사람, 국물 먼저 먹는 사람이 달라.)

②베설 원 건데기 꼼도 엇이 막 아. 난도질헤 놓고 이젠 식초, 사이다 놩 영 허영 막 젓이는 거라.(작은창자 원 건더기 조금도 없이 마구 마아. 난도질해 놓고 이제는 식초, 사이다 놔서 이렇게 해서 막 젓는 거야.)

③저베기 헐 때 반죽 끈어 놩은에 그디 무시거 건데기 놓구정 허민 놓곡 말구정 허민 말고.(수제비 할 때 반죽 끊어 놔서 거기 무어 건더기 놓고자 하면 놓고 말고자 하면 말고.)

④건지 먹은 놈이나 국물 먹은 놈이나 건 다 뜨덴 허는 말.(건지 먹은 놈이나 국물 먹은 놈이나 건 다 같다고 하는 말.)

 

예문 ①은 음식을 먹을 때 사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건더기 먼저 먹는 사람, 국물 먼저 먹는 사람이 달라.’ 하는 뜻이다. 곧 국물을 먼저 먹느냐 건더기를 먼저 먹느냐 하는 순서의 차이인 셈이다. 여기서 ‘사름’은 표준어 ‘사람’에 해당하고, ‘나다’는 ‘다르다[異(이)]’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여름철 촛국을 만들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작은창자 원 건더기 없이 마구 마아. 난도질해 놓고 이제는 식초, 사이다 놔서 이렇게 해서 막 젓는 거야.’ 하는 뜻이다. 촛국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여기서 ‘베설’은 표준어 ‘작은창자’에 해당하고, ‘꼼도’는 ‘조금도’, ‘엇이’은 ‘없이’에 대응한다. ‘다’는 표준어 ‘마다[搗(도)-짓찧어서 부스러뜨리다]’에 해당하며, ‘젓다’는 표준어와는 달리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도 어간 말음 ‘ㅅ’을 유지한다. 그래서 ‘젓어(저어), 젓이난(저으니)’처럼 활용한다. 곧 방언형 ‘젓다’는 표준어와는 달리 ‘ㅅ불규칙용언’이 아니라는 말이다.

예문 ③은 수제비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수제비 할 때 반죽 끊어 놔서 거기 무어 건더기 놓고자 하면 놓고 말고자 하면 말고.’ 하는 뜻이다. 여기서 ‘저베기’는 대체로 제주도 남동부인 성산, 표선, 남원 등지에서 들을 수 있는 어휘로, 표준어 ‘수제비’에 해당한다. ‘저베기’는 달리 ‘바기, 베기’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방언형 ‘끈다’는 ‘그치다, 기치다’ 등으로 나타나는데 표준어 ‘끊다’에 대응하며, ‘무시거’는 ‘무어, 무엇’에 해당한다. ‘놓구정’의 ‘-구정’은 ‘다’ 동사 앞에서 ‘의도나 욕망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로 쓰인 경우인데, 표준어 ‘-고자’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건데기’ 대신에 ‘건지’가 쓰인 경우다. ‘건지 먹은 놈이나 국물 먹은 놈이나 건 다 같다고 하는 말.’이란 뜻이다. 표준어 속담 ‘건더기 먹은 놈이나 국물 먹은 놈이나’에 해당하는데, ‘잘 먹은 놈이나 못 먹은 놈이나 나중에 배고프기는 매한가지.’라는 뜻을 지닌다. 여기서 ‘뜨다’는 표준어 ‘같다’에 해당하는 어휘로, ‘트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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