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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굴룬돈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10-30   조회수 : 8756

281. 굴룬돈

 

‘굴룬돈’은 ‘생각지도 않게 거저 생긴 돈’이란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군돈’에 해당한다. ‘굴룬돈’은 ‘굴룬-+돈’ 구성으로, 접두사 ‘굴룬-’은 표준어 접두사 ‘군-(가외로, 쓸데없는, 덧붙은)’에 대응한다. ‘굴룬말(군말), 굴룬식귀(군식구), 굴룬일(군일), 굴룬짓(군짓)’ 등에서 접두사 ‘굴룬-’을 확인할 수 있다.

 

①각시 몰른 돈이 굴룬돈 아닌가?(각시 모른 돈이 ‘굴룬돈’ 아닌가?)

②굴룬돈 들어오믄 이상허게도 똑 쓸 일이 나. 게난 구투지 못허여.(군돈 들어오면 이상하게도 꼭 쓸 일이 나. 그러니 여투지 못해.)

③오널은 나가 내크라. 굴룬돈 들어온 거 잇어.(오늘은 내가 한턱내겠어. 군돈 들어온 거 있어.)

④굴룬돈은 허피게 써져게.(군돈은 헤프게 써져.)

 

예문 ①은 ‘굴룬돈’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내린 것으로, ‘각시 모른 돈이 ‘굴룬돈’ 아닌가?’ 하는 뜻이다. 직장에 다니면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은 아내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정해진 수입에 해당한다. 그러나 예문 ①처럼 ‘각시 모른 돈’은 월급 이외로 생긴 돈이기 때문에 아내가 모르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각시 모른 돈’이 ‘굴룬돈’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각시’는 ‘아내’를 뜻하는 고유어 ‘가시’를 이두식 한자어 ‘각씨(閣氏)’로 쓰던 말이 ‘각시’로 굳어진 어형이다. ‘아내를 달리 이르는 말’이 곧 ‘각시’인 셈이다.

예문 ②는 ‘굴룬돈’이 쓰임새를 말한 것으로, ‘군돈 들어오면 이상하게도 꼭 쓸 일이 나. 그러니 여투지 못해.’ 하는 뜻이다. 곧 ‘굴룬돈’이 생기면 어찌어찌 꼭 쓸 일이 생겨 여투지 못한다는 말이다. ‘굴룬돈’은 ‘거저 생긴 돈’이니 ‘구툴(여툴)’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해 반드시 쓸 일이 생긴다는 뜻이다. 여기서 ‘똑’은 ‘반드시’의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꼭’에 해당하며, ‘구투다’는 ‘아껴 쓰며 그 나머지를 모아 두다.’는 뜻을 지닌 방언형으로, 표준어 ‘여투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군돈이 생겼으니 한턱내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오늘은 내가 한턱내겠어. 군돈 들어온 것 있어.’ 하는 뜻이다. 다른 사람이 사는 음식을 얻어먹을 수만 없는 일이라 내가 사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오널’은 ‘오늘’, ‘내다’는 ‘한턱내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 또한 ‘군돈’의 쓰임새를 이야기한 것으로, ‘군돈은 헤프게 써져.’ 하는 뜻이다. 자기가 피땀 들이고 노력해서 번 돈이라고 한다면 아끼고 저축하고 하며 돈을 ‘구투게(여투게)’ 되는데, 거저 얻은 ‘굴룬돈’이기 때문에 쓸 때도 앞뒤 가리지 않고 ‘허피게(헤프게)’ 쓰게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허피다’는 ‘아끼지 아니하고 함부로 쓰는 버릇이 있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헤프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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