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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 덥박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10-23   조회수 : 8973

280. 덥박

 

‘덥박’은 ‘무엇을 잽싸게 움켜잡거나 무는 모양’ 또는 ‘지체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하는 뜻을 지닌다. 전자의 뜻이라면 표준어 ‘덥석’에 대응하고, 달리 ‘덥삭’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편 후자인 ‘지체하지 아니하고 곧바로’라는 의미로 쓰이면 그때는 표준어 ‘단박’에 대응하는 방언형이 된다. ‘덥박’은 문장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고, 대응 표준어 또한 다르다.

 

①꽝 훅 허게 개 앞더레 데끼난 덥박 물언 저레 가.(뼈 툭 하게 개 앞으로 던지니 덥석 물어서 저리로 가.)

②번 데여난 다음부턴 아무거라도 덥박 줴지 아녀. 손가락을 영 건드려도 보고 허여.(한번 덴 다음부터는 아무거라도 덥석 쥐지 않아. 손가락으로 이렇게 건드려도 보고 해.)

③코셍인 이껍을 톡톡 주 덥박 물지 아녀.(고생놀래기는 미끼를 톡톡 뜯지 덥석 물지 않아.)

④아덜 장게간덴 허난에 덥박 아와십데다.(아들 장가간다고 하니 단박 달려왔습디다.)

 

예문 ①은 개에게 뼈다귀를 던져 주었을 때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뼈 툭 하게 개 앞으로 던지니 덥석 물어서 저리로 가.’ 하는 뜻이다. 혼자 먹을 양으로 뼈다귀를 물고 구석진 곳으로 가더라는 말이다. 여기서 ‘꽝’은 표준어 ‘뼈’에 해당하는데, 달리 ‘뻬’로도 나타난다. ‘훅’은 ‘툭’에 대응하며, ‘데끼다’는 달리 ‘네끼다, 더지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표준어 ‘던지다’에 해당한다. ‘저레’는 ‘저리’에 해당하는 방언형이다.

예문 ②는 한번 덴 경험이 있는 어린아이의 조심스런 행동을 이야기한 것으로, ‘한번 덴 다음부터는 아무거라도 덥석 쥐지 않아, 손가락으로 이렇게 건드려도 보고 해.’ 하는 말이다. 한번 경험으로 학습이 이루어진 셈이다. 여기서 ‘데이다’는 표준어 ‘데다(뜨거운 물건에 닿아 살이 상하다.)’에 대응하는 어휘이고, ‘줴다’는 ‘쥐다[執(집)]’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물고기인 ‘코셍이’ 성질을 이야기한 것으로, ‘고생놀래기는 미끼를 톡톡 뜯지 덥석 물지 않아.’ 하는 뜻이다. ‘코생이’는 그 물고기 이름처럼 미끼를 톡톡 뜯기만 하지 덥석 물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니 톡톡 하고 입질을 할 때 낚싯대를 후려치면 낚시가 지느러미나 주둥이에 걸리기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코셍이’는 물고기 ‘고생놀래기’를 말하는데, 달리 ‘고멩이’, ‘고셍이’라고도 한다. ‘이껍’은 달리 ‘니껍’, ‘느껍’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표준어 ‘미끼’에 대응하고, ‘다’는 ‘뜯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덥박’이 ‘지체하지 아니하고 곧바로’의 뜻으로 쓰인 경우다. 곧 ‘아들 장가간다고 하니 단박 달려왔습디다.’ 하는 뜻이다. 장가간다는 아들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더라는 것이다. 여기서 ‘아덜’은 표준어 ‘아들’, ‘장게가다’는 ‘장가가다’, ‘아오다’는 ‘달려오다’에 대응한다. 방언형 ‘아오다’는 옛말 ‘여오다’에서 온 어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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