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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만싯자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10-09   조회수 : 8685

278. 만싯자

 

‘만잇자’는 ‘생각이 얼른 떠오르지 않아 머뭇거리게 될 때 하는 말’로, 표준어 ‘가만있자’ 또는 ‘가만있거라’에 대응한다. 이 ‘만잇자’는 ‘만싯자’, ‘만시라’, ‘만셔보라’. ‘만잇자보저’ 등으로 나타나가기도 한다. 품사는 감탄사다.

 

①나가 이거 쓰건디가 만잇자,육십 년은 넘은 거 닮다.(내가 이거 쓴지가 가만있자 한 육십 년은 넘은 거 같다.)

②만잇자보저, 올히가 을축년이난 넘은헨 갑자년. 쥐헤치라.(가만있자, 올해가 을축년이니 지난해는 갑자년, 쥐띠야.)

③하이고, 만시라. 어디엔 는디게. 우리 트민 저 법원 동네 우티라. 법원 우티.(하이고, 가만있자. 어디라고 하는데. 우리 같으면 저 법원 동네 위에야. 법원 위에.)

④만셔보라, 그게 멧 년 멧 헤 우리 멧 설 때여마는. 전기 나기 전이난게 오래되엇주게.(가만있자, 그게 몇 년 몇 해 우리 몇 살 때지마는. 전기 나기 전이니까 오래되었지.)

 

예문 ①은 물건을 가리키면 ‘언제 쓰던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제보자의 대답이다. 곧 ‘내가 쓴지가 가만있자, 한 육십 년은 넘은 거 같다.’ 하는 말이다. 육십 년 전 일이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조금 뜸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나가’는 ‘내가’로 대역되는데, 표준어처럼 ‘내’가 쓰이지 않고 대신 ‘나’가 쓰인다. ‘쓰건디가’는 ‘쓴지가’로 대역되면, ‘닮다’는 “~ㄴ 거 닮다” 구성으로, 추측을 나타내는 형용사 ‘같다’에 해당한다. 이 예문의 방언형 ‘닮다’는 “축엇이 아방 닮앗저.(틀림없이 아버지 닮았어.)”의 동사 ‘닮다’와는 다른 말이다.

예문 ②는 지난해의 띠를 물어봤을 때의 대답으로, ‘가만있자, 올해가 을축년이니 지난해는 갑자년, 쥐띠야.’ 하는 뜻이다. 대개 어른들은 육십갑자를 외고 있어 손가락을 꼬부리며 하나하나 맞추어 나간다. ‘을축(乙丑)’ 전해니까 ‘갑자(甲子)’ 하며 육십갑자를 꼬부려 나가는 것이다. 여기서 ‘올히’는 표준어 ‘올해’에 대응하는 어휘로, 달리 ‘올이, 올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넘은헤’는 ‘지난해’, ‘쥐헤치’는 ‘쥐띠’에 해당한다. ‘헤치’는 ‘헤[年(년)]+치(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 구성으로, 표준어 ‘띠’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만시라’가 쓰인 경우로, 물어보는 장소가 잘 기억나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하이고, 가만있자. 어디라고 하는데. 우리 같으면 저 법원 동네 위에야. 법원 위에.’ 하는 뜻이다. 물어보는 장소가 법원이 있는 곳보다 위라는 말이다. 여기서 ‘다’는 ‘말하다’에 해당하는 어휘이며, ‘트다’는 ‘같다’, ‘우티’는 ‘위에’ 하는 뜻이다.

예문 ④는 ‘만셔보라’가 쓰인 경우로, 오래된 예전 일을 기억하면서 하는 말이다. 곧 ‘가만있자, 그게 몇 년 몇 해 우리 몇 살 때지마는. 전기 나기 전이니까 오래되었지.’ 하는 뜻이다. 여기서 ‘멧’은 표준어 ‘몇’, ‘설’은 ‘살[年歲(연세)]’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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