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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헤졈직허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10-02   조회수 : 9180

277. 헤졈직허다

 

‘헤졈직허다’는 ‘할 만하다.’ 또는 ‘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하염직하다’에 해당한다. ‘헤졈직허다’는 ‘헤지다’의 어간 ‘헤지-’에 접미사 ‘-엄직허다’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다. 접미사 ‘-엄직허다’는 ‘-암직허다’를 비롯하여 ‘-ㅁ직허다’, ‘-음직허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접미사는 ‘들엄직허다’, ‘말암직허다’, ‘먹엄직허다’처럼 동사 어간 뒤에 연결되기도 하고, ‘족암직허다’, ‘좋암직허다’, ‘컴직허다’처럼 형용사 어간 뒤에도 연결된다. “동사 어간 뒤에 연결되어서” 하는 표준어에서의 제약 조건과는 차이가 있다.

 

①요건 질멧가지 헤졈직허다 허믄 끄차 오는 거고, 경 아년 건 내불고.(요건 길맛가지 하염직하다 하면 끊어 오는 거고, 그렇지 않은 건 내버리고.)

②허리 아팡 못허켄 설러분 거 이제도 헴시민 막 헤졈직허여.(허리 아파서 못하겠다고 집어치운 거 이제도 하면 막 하염직해.)

③주칫돌은게 주칫돌 헤염직헌 거 봉가당 허고.(주춧돌은 주춧돌 하염직한 거 주워다가 하고.)

④이젠 하간 것이 다 버치난 봄엔 헤졈직헤도 잘 안 되어.(이젠 온갖 것이 다 부치니 보기에는 하염직해도 잘 안 되어.)

 

예문 ①은 길맛가지에 대한 이야기로, ‘요건 길맛가지 하염직하다 하면 끊어 오는 거고, 그렇지 않은 건 내버리고.’ 하는 뜻이다. 길맛가지는 앞가지와 뒷가지 모양이 다른데 앞에 쓸 만한가 아니면 뒷가지로 쓸 만한가 판단하고 나무를 끊어 오게 마련이다. 길맛가지로 쓸 만한 것이 못 되면 그냥 내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질멧가지’는 표준어 ‘길맛가지’에 해당하고, ‘끄치다’는 ‘끊다’, ‘아녀다’는 ‘않다’, ‘내불다’는 ‘내버리다’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심심해서 하루해가 길게 느껴지는 노인에게서 듣는 말로, ‘허리 아파서 못하겠다고 치워버린 거 이제도 하면 막 하염직해.’ 하는 뜻이다. 이제도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여기서 ‘설러불다’는 표준어 ‘집어치우다’ 또는 ‘그만두다’에 해당하는 방언형이고, ‘헴시민’은 ‘하면’으로 대역되는 표현이다.

예문 ③은 주춧돌을 어떻게 구하느냐에 대한 제보자의 대답으로, ‘주춧돌은 주춧돌 하염직한 거 주워다가 하고.’ 하는 뜻이다. 주춧돌로 쓸 만한, 편편하고 단단한 돌을 주워다가 쓴다는 의미다. 여기서 ‘주칫돌’은 표준어 ‘주춧돌’로, 달리 ‘주툿돌, 지줏돌, 지툿돌’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봉그다’는 ‘물건을 구하거나 찾아내다.’는 뜻으로 쓰인 경우다. “쉰에 봉근 아덜이우다.(쉰에 얻은 아들입니다.)”, “칼 봉그는 거 아니여.(칼 거저줍는 거 아니야.)” 할 때의 ‘봉그다’와는 그 뜻이 다르다.

예문 ④는 늙으신네가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육체적으로 기운이 없음을 토로한 것으로, ‘이제는 온갖 것이 다 부치니 보기에는 하염직해도 잘 안 되어.’ 하는 말이다. 마음과 몸이 따로 논다는 것이다. 여기서 ‘하간’은 표준어 ‘온갖’에 해당하고, ‘버치다’는 ‘부치다’에 대응하는 방언형이다. ‘봄엔’는 ‘보기에는’으로 대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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