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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밥푸데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9-25   조회수 : 9426

276. 밥푸데

 

‘밥푸데’는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거나 일을 하지 않으면서 밥을 축내거나 많이 먹는 사람을 낮잡아 이른 말’, 또는 ‘밥을 깜짝할 사이에 많이 먹어 치우기를 잘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사용된다. 전자인 경우는 표준어 ‘밥주머니’ 또는 ‘밥자루’에 해당하고, 후자인 경우는 ‘밥보’에 대응한다.

‘밥푸데’는 ‘밥’과 ‘푸데’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로, ‘푸데’는 한자어 ‘부대(負袋)’에서 온 말이다. ‘부대(負袋)’에서 ‘袋‘를 ’데’로 적은 것은 한자어 ‘袋’를 []로 읽었기 때문이다. 즉 ‘’는 ‘아래와’와 관련이 있어서 ‘데’로 표기한 것이다. ‘밥푸데’는 18세기 말 ≪한청문감≫의 “攮食包(낭식포) 밥부대”(12:51)의 ‘밥부대’에서 온 말이다.

 

①밥만 축내는 사름이 밥푸데라.(밥만 축내는 사람이 밥주머니야.)

②영 보믄 밥푸데가 일은 잘 아녀. 건 간세헌덴 헌 말이주게.(이렇게 보면 밥주머니가 일은 잘 아니해. 건 게으르다고 하는 말이지.)

③밥푸데, 무신거엔 허여게. 밥 처먹엄쩬 허주.(‘밥푸데’, 뭐라고 해. 밥 처먹는다고 하지.)

④보리밥 먹당 보믄 거 밥푸데 로 엇어.(보리밥 먹다 보면 거 밥보 따로 없어.)

 

예문 ①은 ‘밥푸데’를 풀어서 이야기한 것으로, ‘밥만 축내는 사람이 밥주머니야.’ 하는 말이다. 여기서 ‘축내다(縮--)’는 한자어 ‘축(縮)’과 관련 있기 때문에 ‘일은 하지 않고 밥만 없애다.’ 하는 뜻이 함의(含意)되어 있다.

예문 ②는 경험칙에 따른 ‘밥푸데’에 대한 평가로, ‘이렇게 보면 밥주머니가 일은 잘 아니해. 건 게으르다고 하는 말이지.’ 하는 뜻이다. 포만감에서 오는 곤함(困-)이 일을 않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영’은 ‘이렇게’로 대역되며, ‘아녀다’는 ‘아니하다, 않다’ 하는 뜻이다. ‘간세허다’는 표준어 ‘게으르다’에 해당하는 어휘로, 달리 ‘간국허다, 게을르다’라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③과 ④는 ‘밥푸데’가 표준어 ‘밥보’의 뜻으로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밥푸데’의 의미 규정을 하는 이야기다. 곧 ‘밥푸데’의 뜻을 물었을 때 제보자가 한 말로, ‘‘밥푸데’, 뭐라고 해. 밥 처먹는다고 하지.’ 하는 뜻이다. ‘밥푸데’는 ‘밥을 처먹는 사람’이라는 말과 같다. 여기서 ‘무신거’는 표준어 ‘무엇’에 해당하는 어휘로, 옛말 ‘므스거’에서 온 말이다. ‘무신거’는 [무신거] 또는 [무싱거]로 발음되지만 표기는 ‘무신거’로 적어야 한다. ‘무신거’가 ‘무신+거’ 구성으로 이루어진 어휘이기 때문이다. 방언형 ‘처먹다’에 대응하는 표준어 또한 ‘처먹다’이다. ‘처먹다’는 ‘마구’, ‘많이’의 뜻을 지닌 접두사 ‘처-’와 ‘먹다’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어휘다. ‘처먹다’를 낮추어 말할 때는 ‘처담다’라 표현한다.

예문 ④는 맨 보리밥만을 먹을 때 했던 말로, ‘보리밥 먹다 보면 거 밥보가 따로 없어.’ 하는 말이다. 보리밥은 붇지 않아서 많이 먹게 되고, 그 결과 배가 봉긋하게 앞으로 튀어나온다. 예전 보리밥을 양푼에 떠서 밥상 한 가운데 놓고 먹었기 때문에 숟가락질을 재우 해야 많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숟갈 전생이 일기도 한다. 그래서 많이 먹으려면 밥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로’는 표준어 ‘따로’에 해당하는 어휘로, 옛말 ‘로’에서 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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