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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축축허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9-18   조회수 : 8739

275. 축축허다

 

‘축축허다’는 ‘음식을 시간 간격을 두고 조금씩 먹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쪽잘쪽잘하다’에 대응한다. 다만 표준어 ‘쪽잘쪽잘하다’는 ‘음식을 먹기 싫은 듯이 깨죽깨죽하다.’라는 뉘앙스를 담고 있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축축허다’는 ‘음식을 시간 간격을 두고 조금씩 먹는 모양. 또는 그 소리’의 뜻을 지닌 ‘축축’에 ‘-허다’ 접미사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말이다. 발음은 [축ː축ː허다]로, ‘축’이 길게 발음된다. 이 ‘축축허다’의 품사는 동사다.

 

①우린 축축허멍 안 살아나난 경 먹구정 아년다.(우리는 쪽잘쪽잘하면서 안 살았으니 그렇게 먹고 싶지 않다.)

②질레서 축축허멍 뎅이는 거 아니여.(길에서 쪽잘쪽잘하면서 다니는 거 아니야.)

③집의 드난 축축헤젼 안 되큽디다.(집에 드니까 쪽잘쪽잘하게 되어서 안 되겠습디다.)

④축축허는 사름이 축사니게.(쪽잘쪽잘하는 사람이 ‘축사니’.)

 

예문 ①은 제주어를 조사하면서 쉬는 시간에 간식을 드리면 제보자가 건네는 말로, ‘우리는 쪽잘쪽잘하면서 안 살았으니 그렇게 먹고 싶지 않아.’ 하는 뜻이다.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끼만을 먹어서 생활했기 때문에 간식을 먹고 싶지가 않다는 말이다. 여기서 ‘살아나난’은 ‘살았으니’ 또는 ‘살았으니까’로 대역되며, ‘먹구정’의 ‘-구정’은 ‘-고 싶지’의 뜻을 지닌 연결어미로 ‘먹고 싶지’라 대역된다.

예문 ②는 어른이 길에서 먹으며 걷는 아이에게 하는 이야기로, ‘길에서 쪽잘쪽잘하면서 다니는 게 아니야.’ 하고 훈계하는 말이다. 길을 갈 때는 그냥 걷기만 하면 된다는 말로, 무엇을 먹으면서 걷지 말라는 뜻이다. 여기서 ‘질레서’는 ‘길에서’로 대역되며, ‘뎅이다’는 표준어 ‘다니다’에 대응하는 어휘로, 달리 ‘뎅기다, 니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③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자가치료(自家治療) 중인 사람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로, ‘집에 드니까 쪽잘쪽잘하게 되어서 안 되겠습디다.’ 하는 뜻이다. 집에만 있으니 이것저것 먹을 것을 찾게 되더라는 의미다. 여기서 ‘집의’는 ‘집에’로 대역되며, ‘드난’은 ‘드니까[入(입)]’, ‘되큽디다’는 ‘되겠습디다’로 대역된다.

예문 ④는 ‘축사니’가 무엇이냐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쪽잘쪽잘하는 사람이 ‘축사니.’’ 하는 뜻이다. “축축 잘하는 사름이 축사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축사니’는 ‘쪽잘거리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된다.

 

동사 ‘축축허다’는 “감기로 메칠 구들에서만 살당 보믄 요가 으로 축축허게 젖어이.(감기로 며칠 구들에서만 살다 보면 요[褥(욕)]가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의 ‘축축허다’와는 다른 어휘다. 이때 ‘축축허다’는 ‘물기가 스며들어 젖은 듯하다.’의 뜻을 지닌 말로, 품사로는 형용사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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