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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난리국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9-04   조회수 : 8789

273. 난리국

 

‘난리국’은 ‘난리가 난 것을 판[局(국)]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 표준어 ‘난리굿’에 해당한다. 방언형 ‘난리국’은 한자어 ‘난리국(亂離局)’이라면,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 ‘난리굿’은 ‘난리를 굿판에 비유한 것’이다. ‘난리’는 ‘나다’와 연결되어 쓰인다면 ‘난리국’은 ‘뒈씨다(뒤집다)’ 또는 ‘뒈싸지다(뒤집히다)’와 호응한다.

 

①메역 헐 때 풍중 간 사름덜, 뒤꾼덜이 져 내곡 허믄 널곡 난리가 나주.(미역 할 때 마중 간 사람들, 거추꾼이 져서 내고 하면 널고 난리가 나지.)

②아방 술 먹엉 온 때마다 난리국이 뒈싸져. 뭐 술부름씨주게.(남편 술 먹어서 올 때마다 난리굿이 뒤집혀. 뭐 술주정이지.)

③팔월멩질 끗나믄 촐 빔으로 난리라, 난리국이 뒈싸지는 거주.(추석 끝나면 꼴 벰으로 난리라. 난리굿이 뒤집히는 거지.)

④감저뻿데기 널엇당 비 오라가믄 난리국이 뒈싸져.(절간고구마 널었다가 비 와가면 난리굿이 뒤집혀.)

 

예문 ①은 ‘난리’와 ‘나다’가 연결된 예문으로, 미역 할 때 광경을 이야기한 것이다. 곧 ‘미역 할 때 마중 간 사람들, 거추꾼이 져서 내고 하면 널고 난리가 나지.’ 하는 뜻이다. 잠녀가 캔 미역을 뭍으로 옮기고, 옮긴 미역을 널고 하면서 생야단이 난다는 말이다. 여기서 ‘메역’은 표준어 ‘미역’이며, ‘풍중’은 ‘잠녀가 채취한 해산물을 그 가족들이 뭍으로 옮겨 나르는 일’을 말한다. ‘풍중’은 달리 ‘마줌, 마중, 종참’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뒤꾼’은 ‘거추꾼(일을 거들어 주는 사람)’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술주정이 심한 남편에 대한 이야기로, ‘남편 술 먹어서 올 때마다 난리굿이 뒤집혀. 뭐 술주정이지.’ 하는 뜻이다. 남편은 술만 마시면 술주정이 심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아방’은 표준어 ‘아버지’에 해당하나 ‘남편’의 의미로 쓰인 경우이고, ‘뒈싸지다’는 표준어 ‘뒤집히다’에 해당한다. ‘술부름씨’는 ‘술 심부름’의 뜻으로, 표준어 ‘술주정’에 대응하는 방언형이다.

예문 ③은 추석 후 풍경으로, ‘추석 끝나면 꼴 벰으로 난리라. 난리굿이 뒤집히는 거지.’ 하는 뜻이다. 추석 이후 제주 들판은 겨울철 마소에게 줄 꼴 수확으로 난리가 난다는 말이다. 여기서 ‘팔월멩질’은 ‘팔월 명절’ 곧 ‘추석’을 말하고, ‘끗나다’는 ‘끝나다’, ‘촐’은 ‘꼴(마소에게 먹이는 풀)’, ‘비다’는 ‘베다[刈(예)]’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절간고구마에 대한 이야기로, ‘절간고구마 널었다가 비 와가면 난리굿이 뒤집히지.’ 하는 뜻이다. 절간고구마는 하얗게 바래야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고, 그래야 값을 높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감저뻿데기’가 비 맞고 해서 거뭇거뭇해지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없어서 고구마 농사는 망친 거나 진배없다. 그래서 절간고구마를 널었다가 ‘비꽃(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성기게 떨어지는 빗방울. 비꽃이 떨어지는 것을 ’빗살다‘라 함.)’라도 떨어지기 시작하면 난리굿이 벌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감저뻿데기’는 ‘절간고구마’, ‘오라가믄’은 ‘와가면’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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