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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시문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8-28   조회수 : 8972

272. 시문

 

‘시문’은 ‘산담에 내어서, 무덤의 주인이 출입하게 만든 문’을 말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다. ‘시문’은 한자어 ‘신문(神門)’의 ‘신’에서 ‘ㄴ’이 탈락하여 이루어진 어휘다. 사람에 따라서는 무덤 주인이 남성인가 여성인가로 구분하기도 한다. 곧 남자면 ‘산담’의 왼쪽에, 여성이면 오른쪽에 ‘시문’을 낸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시문’도 제주도 무덤 문화의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다.

 

①산은 음택이난 구신 드나드는 문도 잇어사 헐 례. 그게 시문이라.(무덤은 음택(陰宅)이니까 귀신 드나드는 문도 있어야 할 차례. 그게 ‘시문’이야.)

②남좌여우(男左女右)렌 허난, 시문도 남좌여우 아닌가?(남좌여우라고 하니까 ‘시문’도 남좌여우 아닌가?)

③시문 우의 정돌 두 개 놔.(‘시문’ 위에 ‘정돌’ 두 개 놔.)

 

예문 ①은 ‘시문’이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으로, ‘무덤은 음택이니까 귀신 드나드는 문도 있어야 할 차례, 그게 ‘시문’이야.’ 하는 뜻이다. 귀신이 출입하는 문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산’은 표준어 ‘무덤’, ‘구신’은 ‘귀신’에 해당한다. ‘음택(陰宅)’은 한자어로, ‘무덤’을 사람이 사는 집인 양택(陽宅)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로, 무덤을 말한다. ‘잇다’는 ‘있다[有]’, ‘례’는 표준어 ‘차례’에 대응하는데, 여기서는 ‘갖춤새’의 의미로 쓰인 경우다.

예문 ②는 ‘시문’의 위치에 대한 이야기로, ‘남좌여우라고 하니까 ‘시문’도 남좌여우 아닌가?’ 하는 뜻이다. ‘남좌여우(男左女右)’ 곧 남자인 경우는 ‘산담’ 왼쪽에 ‘시문’을 내고, 여자인 경우는 오른쪽에 시문을 낸다는 뜻이다. 이때 왼쪽과 오른쪽의 기준은 앞에서 무덤을 바라보는 사람의 입장에서의 왼쪽과 오른쪽을 말한다. 제사 때 할아버지께 올리는 메는 왼쪽, 할머니께 올리는 메는 오른쪽임을 생각하면 바로 이해가 될 것이다.

예문 ③은 ‘시문’의 형태를 이야기한 것으로, ‘시문 위에 ‘정돌’ 두 개 놔.’ 하는 뜻이다. ‘시문’도 문이기 때문에 ‘올래(오래)’에 ‘정’을 걸치어 두는 것처럼 ‘정돌’을 올려 둔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의’는 ‘위에’라는 뜻이며, ‘정돌’은 ‘산담의 시문 위에 얹는, 두 개의 길고 나부죽한 돌’을 말한다. 대개 ‘올래’에 걸치는 ‘정’이 셋이라고 한다면 ‘정돌’은 둘이 되는 셈이다. 사람들은 그 ‘정돌’을 이용해서 ‘시문’을 지나가게 된다. 곧 ‘정돌’은 ‘정낭’의 기능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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