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0. 곽살 | |
|---|---|
|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8-14 조회수 : 8803 | |
|
270. 곽살
‘곽살’은 ‘성냥의 낱개비’를 뜻하는 말로, 표준어 ‘성냥개비’에 해당한다. ‘곽살’은 ‘곽[匣(갑)]+살(가늘고 긴 나무오리)’ 구성으로 달리 ‘불곽살, 성냥살, 화갑살, 화곽살’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①곽살 열 개문 자.(성냥개비 열 개면 한 자.) ②체얌 곽살 나온 땐 쉬정 세엉 갈란 써낫주.(처음 성냥개비 나온 때는 수 세어 갈라서 썼었어.) ③아이고 이 셍완, 게난 그 곽살로 귓고냥 숙데기젠.(아이고 이 생원, 그러니까 그 성냥개비로 귓구멍 쑤시려고.) ④성냥살 추지면 못 써.(성냥개비 추지면 못 써.)
예문 ①은 한 자의 길이를 성냥개비에 비유해서 이야기한 것으로, ‘성냥개비 열 개면 한 자.’ 하는 뜻이다. 여기서 ‘자’는 포척(布尺)으로 약 50㎝ 정도를 말하기 때문에 표준어에서처럼 30.3㎝의 자와는 그 길이가 다르다. 이는 ‘곽살’의 길이를 약 5㎝로 셈한 것이다. 열 촌 이내의 친척을 “자 안네 궨당”이라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한 자가 열 치[寸]’임을 희화한 것이다. 예문 ②는 성냥이 귀하던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로, ‘처음 성냥개비 나온 때는 수 세어 갈라서 썼었어.’ 하는 말이다. 성냥이 없으니 불씨를 재에 묻어두고 썼다. 부주의로 불씨가 꺼지면 이웃집에 불씨를 빌러 가기도 했다. 성냥개비 수를 세며 나누어 썼으니 참으로 어렵고 오래된 이야기다. 여기서 ‘체얌’은 표준어 ‘처음’에 해당하며, ‘쉬정’은 ‘수(數)’에 대응하는 방언형이다. 예문 ③은 성냥개비로 귀를 후비려는 사람에게 하는 말로, ‘아이고 이 생원, 그러니까 그 성냥개비로 귓구멍 쑤시려고.’ 하는 뜻이다. 성냥개비는 그 끝에 인화성이 강한 유황 따위의 물질이 붙어 있으니 턱이 지고, 그 턱을 이용해서 ‘귓밥(귀지)’를 파내는 데 유용하게 쓰였다. 면봉(綿棒)이 나오기 전까지는 귀이개로 성냥개비를 즐겨 썼다. 여기서 ‘셍완’은 한자어 ‘생원(生員)’에 해당하며, ‘게난’은 ‘그러니까’로 대역되는 말이다. ‘귓고냥’은 표준어 ‘귓구멍’에 해당하는 어휘로 달리 ‘귓고망, 귓구녁’으로 말하기도 한다. ‘숙데기다’는 표준어 ‘쑤시다’에 해당하는 방언형이다. 예문 ④는 ‘곽살’ 대신에 ‘성냥살’이 쓰인 경우로, 성냥개비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곧 ‘성냥개비는 추지면 못 써.’ 하는 뜻이다. 성냥개비 끝에는 인화성이 강한 물질이 붙어 있고, 성냥갑 측면에는 유리가루 따위가 발라져 있어 성냥개비를 그으면 불이 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성냥개비 끄트머리에 붙어 있는 물질이 추지면 유리가루에 그어도 불이 일어나지 않으니 결국 못 쓰게 된다. 이 ‘곽살’과 관련해서는 “감옥 속에는 죄인들이 가득하다”로 시작하여,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 일생을 / 감옥에서 보낸다”로 끝나는 이세룡의 <성냥>이라는 시를 읽어볼 일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