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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자돔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7-10   조회수 : 8952

265. 자돔

 

‘자돔’은 자리돔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말한다. 입은 작고 눈은 큰 편이며, 가슴지느러미 겨드랑이에 선명한 청색 점이 있다. ‘자돔’은 ‘한 곳에 모여 사는 정착성 어류’이기 때문에 달리 ‘자리’라고도 한다. 어류 도감이나 한국동물분류학회의 ≪한국동물명집≫, 한국해양연구소의 ≪한국산어명집≫의 ‘자리돔과’ 물고기로 ‘동갈자돔, 점자돔, 줄자돔’ 등이 제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자돔’은 제주어 ‘자돔’과의 연관성을 짐작할 수 있다. ‘점자돔’은 국어사전에 따라 ‘점자돔(點紫-)’으로 한자도 함께 적고 있어 ‘자돔’은 ‘자주빛의 돔’으로 인식한 것 같다. 이 ‘자돔’은 ‘자리젓’을 담가 먹기도 하고, 여름철 ‘자리물회’라는 촛국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자잘한 것은 지져 먹기도 한다.

 

①자돔은 여, 똑 여 우의 잘 모여마씸.(자리돔은 여, 꼭 여 위에 잘 모여요.)

②자돔은 국물 엇이 짝 지져사 좋아.(자리돔은 국물 없이 바싹 지져야 좋아.)

③자린 가시 쎈 거난 칠월 전의 먹어사.(자리돔은 가시가 센 거니 칠월 전에 먹어야.)

④자리젓은 들크름허고, 멜첫을 고시롱허여.(자리젓은 들큼하고, 멸치젓은 고소해.)

 

예문 ①은 ‘자돔’의 습성을 이야기한 것으로, ‘자리돔은 여, 꼭 여 위에 잘 모여요.’ 하는 뜻이다. 자리돔이 정착성 어류임을 말한 것이다. 여기서 ‘여’는 물속에 잠겨 잘 보이지 않는 바위를 말하고, ‘똑’은 ‘어김없이’라는 뜻을 지녀 표준어 ‘꼭’에 해당한다. ‘우의’의 ‘우’는 표준어 ‘위[上]’에 해당하며, ‘의’는 장소를 나타내는 조사이다. ‘자돔’의 표준어 ‘자리돔’은 정문기(鄭文基)의 ≪한국어보≫(1954)에 제시되어 있다. 국어사전의 표제어로는 이희승(李熙昇)의 ≪국어대사전≫(1961)이 처음이며, ‘자리’는 ‘자리돔’의 준말로 처리하고 있다.

예문 ②는 ‘자돔’을 먹는 한 방법을 이야기한 것으로, ‘자리돔은 국물 없이 바싹 지져야 좋아.’ 하는 뜻이다. 여기서 ‘엇이’는 ‘없이’에 해당하며, ‘짝’은 표준어 ‘바짝(물기가 졸아붙거나 타 버리는 모양)’에 대응한다. 자리돔은 대개 젓을 담기도 하고, 큰 것은 구워 먹기도 하고, 자잘한 것은 지져 먹는다. 물론 강회나 촛국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지져 먹을 때는 바짝 지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문 ③은 ‘자돔’ 대신에 ‘자리’가 쓰인 경우다. ‘자리돔은 잔뼈가 센 것이니 칠월 전에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곧 칠월이 지나게 되면 잔뼈가 세서 먹기가 거북하다는 말이다. 자리돔은 잔뼈가 세기 때문에 지지거나 조릴 때는 물을 조금만 붓고 조리하는 그릇 바닥에 ‘눌게(눋게)’ 하거나 ‘카게(타게)’ 해야 잔뼈도 씹을 수 있다. 또 강회나 촛국을 만들 때도 가늘고 비스듬하게 썰어서 요리하는 것도 자리돔의 잔뼈가 세기 때문이다. 예문 ③의 ‘자리’는 한글학회 ≪큰사전≫(1957)에 물고기 이름으로 올라 있고, “등지느러미의 바로 뒤에 진주와 같이 반짝반짝한 한 개의 흰 둥근 비늘이 있음. 제주도(濟州島)에서 많이 나는데, 맛이 썩 좋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예문 ④는 자리돔을 재료로 해서 담근 자리젓을 멸치젓과 비교하여 말하는 것으로, ‘자리젓은 들큼하고, 멸치젓은 고소해.’ 하는 뜻이다. 자리젓은 맛깔스럽지는 않지만 단맛이 나고, 멸치젓은 고소한 맛이 난다는 것이다. 여기서 ‘들크름허다’는 ‘들큼하다’에 대응하고, ‘고시롱허다’는 ‘고소하다’ 또는 ‘고소무레하다’에 해당한다.

자리젓과 관련해서는 안도현 시인의 “소금과 육신의 향기에 오래 절여진 / 제주 자리젓”으로 시작하는 <제주 자리젓>(≪바닷가 우체국≫)을 읽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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