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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차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6-26   조회수 : 8832

263. 차

 

‘차’는 ‘익히거나 조리하지 아니한 날것 그대로’ 하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날로’에 해당한다. 달리 ‘체’라고도 하는데, 품사는 부사이다.

한편 이 ‘차’는 ‘말리거나 익히거나 조리하지 아니한 날것 그대로의 것’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때 대응 표준어는 ‘날짜’가 된다. 달리 ‘체’라고도 하는데, 이때 품사는 명사다.

결국 ‘차’는 말에 따라 부사 또는 명사로 갈리게 되는 셈이다.

 

①멍얼은 추렴허멍 차 먹는 거주.(멍울은 추렴하며 날로 먹는 거지.)

②자리젓 졍 강 보리밥에 콩입에 저거 체 먹당 안 먹어지믄 겁펑에 놩 보글보글 지졍 먹으믄 경 맛좋아.(자리젓 가지고 가서 보리밥에 콩잎에 저거 날로 먹다가 안 먹게 되면 전복갑에 놔서 보글보글 지져서 먹으면 그렇게 맛좋아.)

③화심은 끅줄 깨엉 감아. 것도 체로.(화승은 칡덩굴 깨어서 감아. 그것도 날로.)

④멜 차 시락에 뭉겨근에 데몃다근에 보리 갈믄 보리가 경 좋아.(멸치 날짜 까끄라기에 뭉개서 쟁였다가 보리 갈면 보리가 그렇게 좋아.)

 

예문 ①, ②, ③의 ‘차’와 ‘체’는 ‘익히거나 조리하지 아니한 날것 그대로’ 하는 뜻을 지닌 어휘니 부사적 쓰임인데 반하여, 예문 ④의 ‘차’는 ‘날것 그대로의 것’이라는 뜻의 명사로 쓰인 경우다.

예문 ①은 돼지를 추렴할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멍울은 추렴하며 날로 먹는 거지.’ 하는 뜻이다. ‘멍얼’이라는 것은 추렴하면서 그때 발견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먹는 것이라는 말이다. 곧 ‘멍얼’은 돼지를 추렴할 때 돼지를 잡는 사람끼리 나누어 먹는 안줏감이라는 말과 같다. 여기서 ‘멍얼’은 ‘림프샘이나 돼지 몸 안에 생기는 둥글둥글한 덩이’를 말하는 것으로 표준어 ‘멍울’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자리젓에 대한 이야기로, ‘자리젓 가기고 가서 보리밥에 콩잎에 저거 날로 먹다가 안 먹게 되면 전복갑에 놔서 보글보글 지져서 먹으면 그렇게 맛좋아.’ 하는 뜻이다. 콩잎의 쌈장으로 자리젓을 쓰다가 안 먹게 되면 자리젓을 ‘ᄎᆞᆯ레(장, 젓 따위의 간이 들어간 반찬)’로 만들어 먹으면 그렇게 맛이 좋다는 말이다. 여기서 ‘자리젓’은 자리돔으로 담근 젓갈이며, ‘지다’는 표준어 ‘가지다’, ‘콩입’은 ‘콩잎’, ‘겁펑’은 ‘전복갑’에 해당한다. ‘겁펑’은 달리 ‘겁넝, 겁덕, 겁덩, 겁풍, 전복겁덕, 조각지’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콩잎을 쌈으로 이용할 때는 대체적으로 ‘멸첫(멸치젓)’을 찾는다.

예문 ③은 ‘화심(화승)’을 만들 때 하는 말로, ‘화승은 칡덩굴 깨어서 감아. 그것도 날로.’ 하는 뜻이다. 곧 ‘화심’을 만들 때 날 칡덩굴을 걷어다가 깨어서 감는다는 말이다. 그렇게 해야 칡덩굴이 마르면서 바짝 조여 들게 되고, 그래서 화승이 단단해지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화심’은 ‘새품을 바처럼 만들어서 날 칡덩굴로 감아 만들어 불씨를 보관할 때 사용하는 물건’으로 표준어 ‘화승’에 해당한다. ‘화심’은 달리 ‘미심, 새심, 화승, 화심, 홰심’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끅줄’은 표준어 ‘칡덩굴’ 또는 ‘칡넝쿨’에 해당하는데, 달리 ‘끅꿀, 칙줄’이라고도 한다.

예문 ④의 ‘차’는 명사로 쓰인 경우다. 곧 ‘멸치 날것을 까끄라기에 뭉개서 쟁였다가 보리 갈면 보리가 그렇게 좋아.’ 하는 말이다. 싱싱한 멸치를 그대로 까끄라기에 뭉개서 쟁여 두면 좋은 거름이 된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멜’은 ‘멸치’, ‘차’는 ‘날짜(날것 그대로의 것)’, ‘시락’은 ‘까끄라기’, ‘뭉기다’는 ‘뭉개다’, ‘데미다’는 ‘쟁이다’ 또는 ‘더미다(겹쳐 올리어 더미를 짓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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