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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 심지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6-19   조회수 : 8758

262. 심지다

 

‘심지다’는 ‘손으로 움켜쥐거나 거머쥐게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잡히다’에 해당한다. 이 ‘심지다’는 ‘무엇을 움켜쥐거나 거머쥐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타동사다. 물론 어휘 구성으로 볼 때 ‘심다[執(집)]’의 어간에 ‘지다’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말이다.

 

①아이 울리지 말앙 방둥이라도 심지라게.(아이 울리지 말고 장난감이라도 잡혀라.)

②돈 심지멍 아방 알기 전의 확 가 불렌 허멍 눈을 막거려.(돈 잡히며 아버지 알기 전에 얼른 가 버리라고 하며 눈을 깜박거려.)

③이 돈 앗앙 강 손에 똑 심져 뒁 오라사 헌다이 허멍 신부름을 시겨.(이 돈 가지고 가서 손에 꼭 잡혀 두고 와야 한다 하며 심부름을 시켜.)

④신부상 받아 앚이민 동세가 숟가락을 심져 줘. 게믄 비끄러왕게 밥을 먹어져게?(신부상 받아 앉으면 동서가 숟가락을 잡혀 줘. 그러면 부끄러워서 밥을 먹을 수 있어?)

 

예문 ①은 집안에 어린아이가 있을 때 어른들에게서 듣을 수 말로, ‘아이 울리지 말고 장난감이라도 잡혀라.’ 하는 뜻이다. 울고 있는 아이를 장난감이도 줘 울음을 그치게 하라는 뜻이다. 여기서 ‘방둥이’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여러 가지 물건’을 말하는데 표준어 ‘장난감’에 해당한다. ‘방둥이’는 달리 ‘노리개음, 방뒤, 장난음’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②는 어머니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장면으로, 아이한테 아버지 몰래 돈을 주면서 하는 말이다. 곧 ‘돈 잡히며 아버지 알기 전에 얼른 가 버리라고 하며 눈을 깜박거려.’ 하는 뜻이다. 눈을 깜박거림으로써 ‘지금 주는 돈은 아버지 모른 돈이야’ 하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서 ‘아방’은 아버지에 해당하며, ‘확’은 ‘얼른’, ‘막거리다’는 ‘깜박거리다’에 대응한다.

예문 ③은 아이한테 돈 심부름을 시키면서 하는 말로, ‘이 돈 가지고 가서 손에 꼭 잡혀 두고 와야 한다 하며 심부름을 시켜.’ 하는 뜻이다. 물론 이 경우 큰돈이 아닌 경우, 돈을 반드시 상대방의 손에 거머쥐게 해두고 오라는 당부다. 여기서 ‘앗다’는 ‘가지다’, ‘강’은 ‘가서’, ‘똑’은 ‘꼭(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오라사’는 ‘와야’, ‘신부름’은 ‘심부름’, ‘시기다’는 ‘시키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예전 잔치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신부상 받아 앉으면 동서가 숟가락을 잡혀 줘. 그러면 부끄러워서 밥을 먹을 수 있어?’ 하는 뜻이다. 먼저 시집온 윗동서가 선배 자격으로 아랫동서인 신부에게 숟가락을 잡혀 준다는 말이다. 여기서 ‘신부상’은 잔치하는 날 신부가 받는 큰상을 말한다. 바닷고기도 한 마리 통째 오르고, 삶은 계란 등등 갖가지 반찬이 오르면 동네 조무래기들은 잔치음식을 받아먹으려고 창문 앞에 장사진을 치기도 한다. ‘앚다’는 표준어 ‘앉다’, ‘동세’는 ‘동서(同壻)’, ‘비끄럽다’는 ‘부끄럽다’에 해당한다. ‘비끄럽다’ 대신에 ‘부치럽다, 부치롭다, 비치럽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먹어저게’는 ‘먹을 수 있어?’ 하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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