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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끄멍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6-05   조회수 : 9236

260. 끄멍

 

‘끄멍’은 ‘벌어진 사이’, ‘어떤 일을 할 기회나 겨를’을 뜻하는 말로, 표준어 ‘틈’에 해당한다. 이 ‘끄멍’은 ‘끔’에 접미사 ‘-엉’이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로, ‘시간적 거리’나 ‘공간적 사이’를 나타낸다. ‘끄멍’은 달리 ‘끔’ 또는 ‘트멍, 틈’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끄멍, 끔’은 옛말 ‘’에서 온 말이고, ‘트멍, 틈’은 옛말 ‘틈’에서 비롯된 어휘다. ‘트멍’은 ‘틈’에 접미사 ‘-엉’이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다.

 

①끄멍 보멍 나가 강옵주. 경 걱정 맙서.(틈 보며 내가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걱정 마십시오.)

②곱을락은 곱는 거난게 눌 끄멍에 강도 곱고 굴묵에 강도 곱곡. 옛날을 곱을 디가 하.(숨바꼭질은 숨는 거니까 가리 틈에 가서도 숨고 ‘굴묵’에 가서도 숨고. 옛날은 숨을 데가 많아.)

③아무 트멍에라도 박아지믄 잘 못 지.(아무 틈에라도 박히면 잘 못 찾지.)

④름 불멍 비 올 때 창트멍 막지 아녀믄 빗물이 바각바각 부꺼.(바람 불며 비 올 때 창틈 막지 않으면 빗물이 바각바각 ‘부꺼’.)

 

예문 ①은 심부름시킬 사람이 없을 때 하는 말로, ‘틈 보며 내가 다녀오겠습니다. 그렇게 걱정 마십시오.’ 하는 뜻이다. 걱정 말고 있으면 시간적 여유가 생길 때 다녀오겠다는 말이다. 이때 ‘끄멍’은 ‘시간적 거리인 여유나 겨를’을 의미한다. 여기서 ‘강오다’는 표준어 ‘다녀오다’에 해당하는 말로, 달리 ‘가오다, 뎅겨오다, 녀오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②는 숨바꼭질할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숨바꼭질은 숨는 거니까 가리 틈에 가서도 숨고 ‘굴묵’에 가서도 숨고. 옛날을 숨을 데가 많아.’ 하는 뜻이다. 이때 ‘끄멍’은 ‘공간적 사이’라는 뜻을 지닌다. 여기서 ‘곱을락’은 표준어 ‘숨바꼭질’에 해당하며, 달리 ‘곱옴제기, 곱을내기, 곱음제기’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곱다’는 표준어 ‘숨다’에 대응하며, ‘눌’은 옛말 ‘누리’에서 온 말로, 표준어 ‘가리’에 해당한다[‘가리다’의 방언형은 ‘눌다’로 나는데, ‘눌다’는 옛말 ‘누리다’에서 온 어휘다.]. ‘굴묵’은 ‘구들방에 불을 때게 만든 아궁이와 그 주위 공간’을 말하며, ‘디’는 장소를 뜻하는 ‘데’, ‘하다’는 ‘많다’에 대응한다.

예문 ③은 동전과 같은 작고 납작한 물건과 관련된 말로, ‘아무 틈에라도 박히면 잘 못 찾지.’ 하는 뜻이다. 동전이 옷장이나 화장대 등 가구 밑으로 굴러 들어간 경우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박아지다’는 표준어 ‘박히다’, ‘다’는 ‘찾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트멍’이 합성어를 이룬 ‘창트멍’이 쓰인 경우다. 비가 세차가 올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바람 불며 비 올 때 창틈 막지 않으면 빗물이 바각바각 ‘부꺼’.’ 하는 뜻이다. 비는 대개 바람을 동반하기 때문에 비가 옆으로 온다. 우산 쓰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 창틀의 홈이 깊지 않으면 빗물이 창턱을 타고 넘어서 집안으로 흘러넘친다. 빗물이 창턱을 타고 넘지 못하게 창틈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름’은 ‘바람’, ‘창트멍’은 ‘창틈’, ‘아녀다’는 ‘아니하다’, ‘바각바각’은 ‘물 따위가 좁은 틈으로 넘쳐 솟아오르는 모양’을 뜻하며, ‘부끄다’는 ‘빗물 따위가 좁은 틈으로 솟아 넘쳐흐르다.’는 뜻을 지닌 어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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