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251. 고치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4-03   조회수 : 9259

251. 고치

 

‘고치’는 ‘길둥근한 열매가 달리는 가짓과에 속한 한해살이풀’을 말하는데, 표준어 ‘고추’에 해당한다. 이 ‘고치’는 풀 이름인 동시에 그 풀에 달리는 열매를 뜻하기도 한다. 열매는 처음에는 녹색이었다가 익으면 빨갛게 변한다. 찧거나 빻아서 매운맛을 내는 양념으로 쓰다. ‘고치’의 원산지는 남아메리카로, 한자로는 ‘고초(苦椒)’를 비롯하여 ‘호초(胡椒)’, ‘진초(秦椒)’, ‘당초(唐椒)’, ‘번초(蕃椒, 番椒)’, ‘왜개자(芥子)’라 한다. ‘호초, 진초. 당초, 번초, 왜개자’ 등은 각각 우리나라로 들어온 경로에 따라 붙인 이름으로 보인다.

‘고추’는 옛 문헌에는 ‘고쵸’로 나타나는데, 이 ‘고쵸’가 ‘고쵸>고초>고치’로 바뀐다.

 

①고치는 헛고장이 엇는 법이라.(고추는 헛꽃이 없는 법이야.)

②고친 싀 가달로 거린 디가 잇어. 그 아래 껀 다 훌터 불어사 허여.(고추는 세 가닥으로 갈리는 마디가 있어. 그 아래 건 다 훑어 버려야 해.)

③아덜 나믄 고치 앙  무꺼.(아들 낳으면 고추 달아서 새끼 묶어.)

④아무 짐치나 짐치허젠 허민 고치 셔사.(아무 김치나 김장하려고 하면 고추 있어야.)

 

예문 ①은 고추의 특성을 이야기한 것으로, ‘고추는 헛꽃이 없는 법이야.’ 하는 뜻이다. 곧 하얀 고추 꽃이 피면 그 꽃마다 고추가 달린다는 말이다. 여기서 ‘헛고장’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이란 뜻으로 표준어 ‘헛꽃’에 해당하며, ‘엇다’는 ‘없다’에 대응한다.

예문 ②도 고추의 특성을 이야기한 것으로, ‘고추는 세 가닥으로 갈린 마디가 있어. 그 아래 것은 다 훑어 버려야 해.’ 하는 뜻이다. 곧 세 가닥의 원줄기는 놔두기 그 곁에 돋아나는 곁순을 잘라 버려야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싀’는 ‘세[三]’, ‘가달’은 ‘한군데서 갈려 나온 낱낱의 줄’이란 뜻으로 표준어 ‘가닥’에 해당한다. ‘거리다’는 ‘식물에서 곁가지가 돋아 벋어 나가다.’ 하는 뜻을 지닌 말로, 표준어 ‘갈리다’에 대응한다. ‘디’는 ‘마디’, ‘훌트다’는 ‘훑다’, ‘불다’는 ‘버리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금줄에 대한 이야기로. ‘아들 낳으면 고추 달아서 새끼 묶어.’ 하는 뜻이다. 아들이 낳으면 금줄에 고추를 매달아서 ‘올래(오래)’에 금줄을 맨다는 것이다. 여기서 ‘아덜’은 ‘아들’, ‘나다’는 ‘낳다’, ‘다’는 ‘달다[懸(현)]’, ‘’은 ‘새끼[繩(승)]’, ‘무끄다’는 ‘묶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김치를 할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아무 김치나 김치하려고 하면 고추 있어야.’ 하는 뜻이다. 여기서 ‘고치’는 ‘고춧가루’의 의미로 쓰인 경우다. ‘짐치’는 ‘김치’에 해당한다. 만일 ‘고치’가 들어가지 않으면 백김치가 된다.

 

위 예문들의 ‘고치’는 ‘고추’나 ‘고초’로 바뀌어 쓰이기도 한다. 가령 예문 ①은 “고치는 헛고장이 엇는 법이라.” 대신에 “고추는 헛고장이 엇는 법이라.” 또는 “고초는 헛고장이 엇는 법이라.” 말해도 된다.

목록

이전글
252. 헛겡이
다음글
250. 수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