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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굴렁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3-13   조회수 : 8822

248. 굴렁

 

‘굴렁’은 ‘움쑥하게 파인 땅’을 이르는 말로, 표준어 ‘구렁’에 해당한다. ‘굴렁’은 옛말 ‘굴헝’에서 온 어휘로, ‘굴헝’에서 ‘ㅎ’이 탈락하고 그 자리에 ‘ㄹ’이 겹치어 나타나 형성된 말이다. 이 ‘굴렁’은 달리 ‘굴렁지’, ‘굴렝이’, ‘굴헝’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들 가운데 ‘굴헝’은 옛말 ‘굴헝’이 그대로 쓰이는 경우다.

 

①흑이 굴렁더레 가난 굴렁엣 풀이 메질어.(흙이 구렁으로 가니 구렁의 풀이 ‘메길어’.)

②짐 시끈 바레기 굴렁에 빠젼에 일려 셉지 못헹은에 막 울어나서. 아방안티 욕들을 거난게.(짐 실은 수레 구렁에 빠져서 일으켜 세우지 못해서 막 울었었어, 아버지한테 욕들을 거니까.)

③지픈 굴헝에가 풀이 질게 난덴 헤서.(깊은 구렁에 풀이 길게 난다고 했어.)

④엉덕은 이게 여 등어리믄 요 아래가 굴헝 잇지 아녀게? 그게 엉덕이라.(‘엉덕’은 이게 여 등때기면 요 아래가 구렁 있지 않아. 그게 ‘엉덕’이야.)

 

예문 ①은 동산의 풀과 구렁의 풀을 비교해서 이야기한 것으로, ‘흙이 구렁으로 가니 구렁의 풀이 ‘메길어.’’ 하는 말이다. 곧 구렁의 풀이 길차다는 것이다. 여기서 ‘흑’은 표준어 ‘흙’에 해당하고, ‘더레’는 ‘으로’에 해당하는 조사다. ‘메질다’는 ‘토양이 비옥하여 초목의 성장이 좋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듯하다. ‘메질다’의 반댓말은 ‘메르다’라 하는데, ‘토양이 비옥하지 아니하여 초목의 성장이 좋지 아니하다.’는 뜻을 지닌다.

예문 ②는 마차가 구렁에 빠졌던 추억을 이야기한 것으로, ‘짐 실은 수레 구렁에 빠져서 일으켜 세우지 못해서 막 울었었어, 아버지한테 욕들을 거니까.’ 하는 뜻이다. 여기서 ‘시끄다’는 표준어 ‘싣다[載(재)]’에 해당하며, ‘바레기’는 ‘수레[車]’에 대응한다. 이 ‘바레기’는 지역에 따라 ‘수리’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 ‘일리다’는 ‘일으키다’, ‘셉다’는 ‘세우다’에 해당하는데, 달리 ‘세우다, 세웁다’라 하기도 한다.

예문 ③과 ④는 옛말 형태인 ‘굴헝’이 쓰인 경우다.

예문③은 앞에서 본 예문 ①과 관련이 있은 것으로, ‘깊은 구렁에 풀이 길게 난다고 했어.’ 하는 뜻이다. ‘굴렁’의 풀이 길게 자란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지프다’는 표준어 ‘깊다’에 대응하며, ‘질다’는 ‘길다’에 해당하는 말이다. ‘난덴’은 표준어 ‘난다고’로 대역된다.

예문 ④도 ‘굴헝’이 쓰인 경우다. 이 예문은 ‘엉덕’에 대한 설명으로, ‘‘엉덕’은 이게 여 등때기면 요 아래가 구렁 있지 않아? 그게 ‘엉덕’이라.’한다는 것이다. 곧 여 아래 움푹하게 파인 곳이 ‘엉덕’이라는 말이다. ‘엉덕’은 일종의 바위굴이기 때문에 물고기 먹이인 플랭크톤이 몰려들어 큰 고기들이 노는 곳이라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여’는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를 말하며, ‘등어리’는 표준어 ‘등때기’에 해당한다. ‘아녀다’는 표준어 ‘아니하다’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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