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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주기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2-27   조회수 : 8799

246. 주기다

 

‘주기다’는 ‘놓인 것 위에 또 놓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포개다’에 해당한다. 방언형 ‘주기다’는 ≪동문유해≫ 등에 나오는 옛말 ‘쥬기다’가 ‘쥬기다>주기다’로 변화하여 쓰이는 경우다. 또 이 ‘주기다’는 ‘입다’와 결합하여 ‘주겨입다’라는 합성어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 ‘주겨입다’는 표준어 ‘껴입다(옷을 입은 위에 겹쳐서 또 입다.)’에 대응한다.

 

①비 오곡 헤나믄 모멀 하영 묻어지카 부덴 무룩무룩 막 우터레 주경 놓멍 그자 두 개만 면아름씩 안아지게.(비 오고 하면 메밀 많이 묻어질까 봐 그득그득 아주 위에 포개어 놓으며 그저 두 개만 하면 한 아름씩 안아지게.)

②유썹  센 걸 허여근에 다듬앙 싯어근에 그릇에라도  주경 놩 그 우터레 소곰물을 영 비와.(들깻잎 조금 쇤 걸 해서 다듬어서 씻어서 그릇에라도 조금 포개어 놔서 그 위에 소금물을 해서 부어.)

③밥허영 밥통더레 몬딱 펑 멕에 톡톡 주겨 놧당 줘.(밥해서 밥통에 몽땅 퍼서 멱서리에 톡톡 포개어 놨다가 줘.)

④저실에 추우믄 옷 입은 디 옷 입곡 옷 입은 디 입으멍 옷 주겨입어낫주게.(겨울에 추우면 옷 입은 데 옷 입고 옷 입은 데 입으며 옷 껴입었었지.)

 

예문 ①은 메밀농사 뒤에 메밀대를 거둬들일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비 오고 하면 메밀 많이 묻어질까 봐 그득그득 아주 위에 포개어 놓으며 그저 두 개만 하면 한 아름씩 안아지게.’ 하는 뜻이다. 메밀대를 한 아름씩 안을 수 있게 포개어 놓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모멀’은 표준어 ‘메밀’에 해당하고, ‘하영’은 ‘많이’, ‘묻어지카 부덴’은 ‘묻어질까 봐’, ‘무륵무륵’은 ‘그득그득’에 대응한다. 또 ‘막’은 ‘아주’, ‘우터레’는 ‘위에’ 하는 뜻이다.

예문 ②는 들깻잎 장아찌를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들깻잎 조금 쇤 걸 해서 다듬어서 씻어서 그릇에라도 조금 포개어 놔서 그 위에 소금물을 해서 부어.’ 하는 뜻이다. 여기서 ‘유썹’은 ‘들깻잎’, ‘’은 ‘조금’, ‘세다’는 ‘쇠다(채소가 너무 자라서 부드럽지 않아 뻣뻣하고 억세게 되다.)’에 대응한다. ‘소곰물’은 ‘소금물’, ‘비우다’는 ‘붓다[注]’에 해당하는 어휘로, ‘빕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문 ③은 큰일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밥해서 밥통에 몽땅 퍼서 멱서리에 톡톡 포개어 놨다가 줘.’ 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밥해서 밥그릇에 담아 멱서리에 차곡차곡 포개어 놨다가 손님이 오면 하나씩 꺼내어 줘’ 하는 뜻이다. 여기서 ‘몬딱’은 ‘몽땅’, ‘멕’은 ‘멱서리’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주기다’와 관련 있는 합성어 ‘주겨입다’가 쓰인 경우다. 겨울철 추위를 이기기 위하여 옷을 껴입는 경우를 이야기한 것으로, ‘겨울에 추우면 옷 입은 데 옷 입고 옷 입은 데 입으며 옷 껴입었었지.’ 하는 말이다. 여기서 ‘저실’은 ‘겨울’을 말하며, ‘주겨입다’는 ‘껴입다’에 해당한다. 이때 표준어 ‘껴입다’는 ‘옷을 입은 위에 겹쳐서 또 입다.’는 뜻이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다.’도 ‘끼와입다’라 하고 표준어로는 ‘껴입다’라 한다. “족은 옷 끼와입젠 허지 말라(작은 옷 껴입으려고 하자 마라.)”가 그런 경우다. 그러니까 표준어 ‘껴입다’는 그 의미에 따라 ‘옷 위에 옷을 입다.’는 ‘주겨입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다.’는 ‘끼와입다’로 구분하여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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