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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2-13   조회수 : 8945

244. 다

 

‘다’는 ‘불에 태워 없애다.’ 하는 뜻으로, 표준어 ‘사르다’ 또는 ‘불사르다’에 대응한다. 방언형 ‘다’는 문헌 어휘 ‘다’가 그대로 쓰인 경우다.

 

①축도 믄 불천지난 우터레 잘 올라.(축도 사르면 소지니까 위로 잘 올라.)

②사름덜은 분시 몰랑 옷 는디 옷 믄 죽어 가믄 옷 제왕 살지 못헌덴 아.(사람들은 분수 몰라서 옷 사르는데 옷 사르면 죽어 가면 옷 겨워서 살지 못한다고 말해.)

③두린애기 설사허믄 산디찍 앙 멕이믄 낫아.(어린아이 설사하면 밭볏짚 살라 먹이면 나아.)

④댓섭 앙 걸로 물들이는 거 봐나수다.(댓잎 살라 걸로 물들이는 거 봤었습니다.)

 

예문 ①은 ‘마을제’ 때 듣는 말로, ‘축도 사르면 소지니까 위로 잘 올라.’ 하는 뜻이다. ‘마을제’가 끝나면 축문을 태우게 되는데, 이때 곁에서 구경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여기서 ‘불천지’는 한자어 ‘소지(燒紙)’에 대응한다. ‘소지’는 ‘신에게 소원을 빌기 위하여 흰 종이를 태워 공중으로 올리는 일’ 또는 ‘그런 종이’를 뜻하는데, 이 예문에서는 종이 의미로 쓰였다. ‘불천지’는 달리 ‘소지’ 또는 ‘속지’라 한다. ‘우터레’는 ‘위로’ 하는 뜻이다.

예문 ②는 상례(喪禮) 때 망자가 입었던 옷을 사르는 것을 보고는 하지 말았으면 하는 뜻으로 하는 말이다. ‘사람들은 분수 몰라서 옷 사르는데 죽어 가면 옷 겨워서 살지 못한다고 말해.’ 하는 뜻이다. 곧 옷 사르는 일이 부질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분시’는 표준어 ‘분수(分數)’에 해당하며, ‘제왕’은 ‘겨워서’의 뜻이다. ‘제왕’은 ‘젭다’에서 온 말로, ‘젭다’의 대응 표준어는 ‘겹다’이다. ‘겹다’가 ‘젭다’로 구개음화해 쓰이는 셈이다. ‘아’는 ‘말해’ 하는 뜻으로 ‘다’에서 온 말이다.

예문 ③은 민간요법으로, ‘어린아이 설사하면 밭볏짚 살라 먹이면 나아.’ 하는 뜻이다. 여기서 ‘두린애기’는 ‘어린아이’로, ‘두린애기’를 비롯하여 ‘두린아기, 두린아이, 어린아이, 얼아이’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산디찍’은 ‘밭볏짚’, ‘멕이다’는 ‘먹이다’에 대응한다. ‘낫아’는 표준어 ‘나아’인데, 제주어에서는 표준어와는 달리 어간 끝소리 ‘ㅅ’을 유지하는 게 다르다. 곧 제주어 ‘낫다’는 ‘낫고, 낫지, 낫아, 낫이난’ 등으로 활용하여 ‘ㅅ’을 유지하는 반면 표준어에서는 ‘낫고, 낫지, 나아, 나으니까’ 등으로 쓰여 모음 어미 앞에서 ‘ㅅ’이 탈락한다.

예문 ④는 전통 염색을 조사할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댓잎 살라 걸로 물들이는 거 봤었습니다.’ 하는 뜻이다. 댓잎으로 잿물을 만들어서 검정물을 들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댓섭’은 ‘댓잎’, ‘봐나수다’는 ‘봤었습니다.’ 하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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