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8. 헤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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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2-01-02 조회수 : 91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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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헤치
‘헤치’는 ‘사람이 태어난 해를 열두 지지(地支)를 상징하는 동물들의 이름으로 이르는 말’로, 표준어 ‘띠’에 대응한다. ‘헤치’의 ‘헤’는 한자어 ‘연(年)’에 해당하며 옛말 ‘’에서 온 말이고, ‘헤치’의 ‘-치’는 사물을 나타내는 접미사다. ‘헤치’는 한자어 ‘~년생(年生: 년도를 나타내는 숫자의 뒤에 붙어 그 해에 태어난 사람을 나타내는 말)’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도 좋을 듯하다.
①무신 헤친고 알아봅서.(무슨 띠인지 알아보십시오.) ②메주 는 건, 좋은 날 봐근엥에 이녁 이제 식구가 그 헤치가 엇인 날에 아.(메주 삶는 건, 좋은 날 봐서 이녁 이제 식구가 그 띠가 없는 날에 삶아.) ③족은아덜은 납헤치. 게난 재주가 좋아.(작은아들은 원숭이띠. 그러니까 재주가 좋아.) ④개헤치 신 집은 개날에 못허고. 본멩일 잇어 부난.(개띠 있는 집은 개날에 못하고. 본명일 있어 버리니까.)
예문 ①은 혼담이 오갈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무슨 띠인지 알아보십시오.’ 하는 말이다. 남녀의 띠로 대충의 궁합을 맞추어 보려는 것이다. 서로의 띠를 알고, 상충되는 띠를 피하려는 심사다. 만일 상충이 되는 띠가 아니라고 하면 ‘중진허게(중신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무신’은 ‘무슨’에 대응하는 어휘며, ‘알아봅서’의 ‘-ㅂ서’는 ‘-십시오’에 해당하는 높임의 어미다. 예문 ②는 메주 삶는 일에 대한 이야기다. ‘메주 삶는 건, 좋은 날 봐서 이녁 이제 식구가 그 띠가 없는 날에 삶아.’ 하는 말이다. 집안 식구의 띠가 있는 날을 피해서 메주를 삶는다는 것이다. ‘날(말날)’이 좋다고 하지만 집안 식구 가운데 ‘헤치(말띠)’가 있으면 그 날은 피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다’는 ‘삶다’, ‘엇다’는 ‘없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재주 좋은 작은아들에 대한 이야기로, ‘작은아들은 원숭이띠. 그러니까 재주가 좋아’ 하는 말이다. 작은아들이 재주를 잘 부리는 원숭이처럼 재주가 좋다는 뜻이다. 여기서 ‘족은아덜’은 표준어 ‘작은아들’, ‘납헤치’는 ‘원숭이띠’를 말한다. 곧 ‘납’이 ‘원숭이’라는 말인데, 이는 ≪훈민정음≫ 해례본 용자례의 “납爲猿(‘납’은 원숭이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납헤치’는 ‘원숭이’의 옛말인 ‘납’이 그대로 쓰이고 있는 경우다. 물론 ‘납헤치’ 또는 ‘납띠’ 대신에 ‘잔나비띠’나 '나비띠’가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나 ‘납’이라는 15세기 어휘가 그대로 쓰인 특이한 경우다. 예문 ④는 예문 ②처럼 메주 삶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개띠 있는 집은 개날에 못하고. 본명일 있어 버리니까.’ 하는 뜻이다. 여기서 ‘개헤치’는 ‘개띠’, ‘시다’는 ‘있다[有]’, ‘본멩일’은 한자어 ‘본명일(本命日)’로, ‘태어난 해의 간지(干支)에 따라 병난(病難)을 조심해야 하는 날’을 말한다. ‘잇다’ 또한 ‘있다[有]’에 해당하며, ‘불다’는 보조동사 ‘버리다’에 대응하는 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