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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멕사리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11-14   조회수 : 9075

231. 멕사리

 

‘멕사리’는 ‘기운이나 힘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표준어 ‘매가리’에 해당한다. ‘멕사리’는 달리 ‘멕사가리’라고도 한다. 표준어 ‘매가리’가 한자어 ‘맥(脈)’에 접미사 ‘-아리’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처럼 제주어 ‘멕사리’나 ‘멕사가리’도 한자어 ‘맥(脈)’에서 온 말이다. ‘멕사리’, ‘멕사가리’ 등에서 ‘멕’으로 표기한 것은 한자어 ‘脈’이 아래아가 있는 []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①한참 일허는 디 왕 거 일성머리가 뭐꼬? 허믄 멕사리가 풀어져 불어.(한참 일하는 데 와서 거 일솜씨가 뭣인가? 하면 매가리가 풀어져 버려.)

②어떵 오널은 멕사리가 읏다, 밥 아니 먹어시냐?(어찌 오늘은 매가리가 없다, 밥 아니 먹었느냐?)

③술 잔 먹어시믄 멕사리가 남직허다마는.(술 한잔 마셨으면 매가리가 남직하다마는.)

④성금 나게 일헤도 옹장옹장헤 가믄 멕사가리 엇어져 불어게.(성금 나게 일해도 사살사살해 가면 매가리 없어져 버려.)

 

예문 ①은 일터에서 가끔 듣는 말로, ‘한참 일하는 데 와서 거 일솜씨가 뭣인가? 하면 매가리가 풀어져 버려.’ 하는 뜻이다. 열과 성으로 일하는데 주인이 나타나서 일솜씨 타령을 해 버리면 매가리가 풀어져 일을 못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일성머리’는 일하는 솜씨 곧 ‘일솜씨’에 해당하는 제주어다. ‘뭐꼬’는 ‘뭣인가’로 대역되니 어미 ‘-꼬’는 ‘-인가’에 대응하는 어미임을 알 수 있다. ‘불다’는 보조동사로 ‘버리다’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힘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채근하는 말로, ‘어찌 오늘은 매가리가 없다, 밥 아니 먹었느냐?’ 하는 뜻이다. 밥을 먹지 않아 기운이 없는 게 아니냐 하는 말이다. 여기서 ‘어떵’은 표준어 ‘어찌’, ‘오널’은 ‘오늘’에 해당한다. ‘읏다’는 달리 ‘엇다’라 하는데, 표준어 ‘없다’에 대응하며, ‘먹어시냐’는 ‘먹었느냐’로 대역된다.

예문 ③은 일하다가 일은 ‘버치고(부치고)’ 해서 술 생각이 날 때 하는 말로, ‘술 한잔 마셨으면 매가리가 남직하다마는.’ 뜻이다. 어느 정도 일을 하고 난 뒤라 이제는 힘에 부치고 그래서 술의 힘으로나 일하려고 하는 심사의 표현이다. 술도 일할 힘을 돋우는 것이니, ‘밥이 일하는’ 것처럼 ‘술도 일하는’ 것이다. 여기서 ‘남직허다’는 ‘나다’ 어간 ‘나-’에 ‘그렇게 할 것 같다’ 또는 ‘그렇게 할 가치가 있다.’는 뜻을 지닌 접미사 ‘-ㅁ직허-’가 연결된 경우다.

예문 ④는 ‘멕사가리’가 쓰인 경우로, ‘성금 나게 일해도 사살사살해 가면 매가리 없어져 버려.’ 하는 뜻이다. 일해서 어느 정도 효과나 보람을 얻었지만 칭찬은커녕 잔소리만 늘어놓으니 매가리가 없어져 버린다는 말이다. 여기서 ‘성금’은 ‘말하거나 일해서 생기는 보람이나 성과’를 뜻하는데, 표준어 또한 ‘성금’이다. ‘옹장옹장허다’는 ‘잔소리를 자꾸 늘어놓다.’는 뜻으로, 표준어 ‘사살사살하다’에 해당한다. ‘옹장옹장허다’는 달리 ‘옹당옹당허다’, ‘당당허다’라 한다. ‘엇다’는 표준어 ‘없다’, ‘불다’는 보조동사 ‘버리다’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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