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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절자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08-01   조회수 : 9188

216. 절자다

 

‘절자다’는 ‘절+자다’ 구성의 어휘로, ‘절’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의미 다르다. ‘절자다’의 ‘절’이 ‘못마땅한 것을 참지 못하고 성을 내거나 왈칵 행동하는 성미’라면 ‘들뜬 마음이나 기운이 가라앉다.’는 의미가 된다. 또 ‘절’이 ‘파도’의 뜻이라면 ‘파도가 잔잔하다.’의 의미를 지닌다. 물론 ‘자다’는 ‘소란하거나 설레던 분위기가 가라앉아 조용해지다, 바람이나 물결 따위가 잠잠해지다,’는 뜻을 지닌다. 결국 ‘절자다’는 동음어(同音語-동음어는 어깨번호 1, 2 등으로 구분한다.)로, ‘절자다1’는 ‘들뜬 마음이나 기운이 가라앉다.’, ‘절자다2’는 ‘파도가 잔잔하다.’가 된다.

 

①부에난 사름신디 범벅진 씰 주멍치지렌 허믄 꼼 절잘 건가?(부아난 사람한데 범벅된 실 주면서 풀라고 하면 조금 ‘절잘’ 건가?)

②홍역도 열흘 넘어가믄 절자.(홍역도 열흘 지나가면 ‘절자’.)

③거슨름엔 네질이 힘들고. 름 자사, 절자사 쉬와.(앞바람에는 노질이 힘들고. 바람 자야, ‘절자야’ 쉬워.)

④바당더레 보멍 절자시냐? 절지쳠시냐? 경 아.(바다로 보면서 ‘절자시냐?’ ‘절지쳠시냐?’ 그렇게 말해.)

 

예문 ①과 ②의 ‘절자다’는 ‘들뜬 마음이나 기운이 가라앉다.’는 의미로 쓰인 경우다.

예문 ①은 부아난 사람을 진정시키는 방법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부아난 사람한테 범벅된 실 주면서 ‘치지’라고 하면 조금 절잘 건가?’ 하는 뜻이다. 화난 사람한테 범벅된 실을 주면서 실마리를 찾아보라고 하는 것이다. 실마리를 찾으려면 정신을 집중해야만 하니 화가 풀려야만 가능한 일이니 마음이 진정되게 마련이다. 여기서 ‘부에나다’는 ‘부아가 나다.’의 뜻이고, ‘범벅지다’는 ‘범벅이 되다.’는 의미다. ‘부아나다’와 ‘범벅되다’는 한글학회의 ≪우리말큰사전≫에는 표제어로 올라 있다. 또 ‘씰’은 표준어 ‘실[絲]’이며, ‘치지다’는 달리 ‘칮다’라 하는데, ‘얽히고 섞갈린 일을 분간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다.

예문 ②는 홍역에 대한 민간요법을 물었을 때의 대답으로, ‘홍역도 열흘 지나가면 ‘절자’.’ 하는 뜻이다. 홍역도 열흘 정도 지나다 보면 어느 정도 진정이 된다는 말이다. ‘홍역’은 대개 ‘손님, 족은마누라, 족은한집, 한집, 항긋’ 등으로 말하고, ‘마마’는 ‘큰마누라, 큰한집, 큰항긋’ 등으로 말한다. 여기서 ‘넘어가다’는 표준어 ‘지나가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과 ④의 ‘절자다’는 ‘파도가 잔잔하다.’의 뜻으로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노질’에 대한 이야기로, ‘앞바람에는 노질이 힘들고. 바람 자야, ‘절자야’ 쉬워.’하는 뜻이다. 앞바람이 불면 노질하기가 힘들고, 바람 자고, 파도가 없어야 노질하기가 쉽다는 말이다. 여기서 ‘거슨름’은 ‘배가 나아가는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표준어 ‘앞바람’에 해당한다. ‘네질’은 ‘노질’(노를 저어 배를 부리는 일), ‘름’은 ‘바람’, ‘쉬와’은 ‘쉬워’로 대역된다.

예문 ④는 바다 상황을 알아볼 때 하는 말로, ‘바다로 보면서 ‘절자시냐?’ ‘절지첨시냐?’ 그렇게 말해.’ 하는 뜻이다. 여기서 ‘바당’은 ‘바다’, ‘더레’는 조사로, 방향을 나타낸다. ‘절자시냐?’는 ‘파도 잔잔했니?’, ‘절지쳠시냐?’는 ‘파도치고 있니?’에 해당한다. ‘아’는 ‘말해’의 뜻으로, ‘아’의 기본형은 ‘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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