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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일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06-13   조회수 : 9304

209. 일

 

‘일’은 ‘하루 종일 걸리는 일 또는 그런 일감’이란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일력’(日力)에 대응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일력’은 두 가지 뜻이 있는데, 그 하나는 ‘해가 질 때까지 남아 있는 동안’, 다른 하나는 ‘하루 종일 해야 하는 분량의 일’의 뜻이 그것이다. ‘일’은 두 번째 의미인 ‘하루 종일 해야 하는 분량의 일’에 해당한다. ‘일’은 달리 ‘일’이라 하는데, 이들은 ‘가득하다’의 뜻을 지닌 ‘다’[滿]에서 온 어휘다.

 

①일을 허젠 허믄 헤지근헐 때 나사사 허여.(일력을 하려고 하면 해읍스름할 때 나서야 해.)

②이젠 허리 아팡 일은 못허곡게.(이젠 허리 아파서 일력은 못하고.)

③벤일이나 일이나 그게 그거라.(‘벤일’이나 일력이나 그게 그거야.)

④일 헤사 품 줍센 당당허게 주, 경 아녕은 주는 냥 받아.(일력 해야 삯 주십사고 당당하게 말하지, 그렇지 않고서는 주는 대로 받아.)

 

예문 ①은 ‘일부제’(일부자)가 하는 말로, ‘일력을 하려고 하면 해읍스름할 때 나서야 해.’ 하는 뜻이다. 많은 일을 하려고 하면 동쪽 하늘이 해읍스름할 때 집을 나서야 한다는 말과 같다. 대개 이런 경우는 얼굴에 거미줄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거미줄 걸리믄 막 기분 좋아.” 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자기보다 먼저 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헤지근허다’는 ‘희미하게 밝아 오는 조금 하얗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해읍스름하다’에 대응한다. ‘나사다’는 ‘어디를 가기 위하여 있던 곳을 나오거나 떠나다.’의 뜻으로, 표준어 ‘나서다’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늙으신네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제도 일을 하십니까?’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이젠 허리 아파서 일력은 못하고.’ 하는 뜻이다. 특히 ‘못허곡게’의 ‘게’가 강조나 확인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일력은 못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예문 ③은 ‘벤일’과 ‘일’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벤일’이나 일력이나 그게 그거야.’ 하는 뜻이다. 곧 ‘벤일’과 ‘일’은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벤일’은 ‘무거운 일’의 뜻으로, ‘처리해 나가기가 힘에 겨운 일’을 말한다. ‘벤일’의 ‘베다’는 표준어 ‘무겁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일’ 대신에 ‘일’이 쓰인 경우다. ‘일력 해야 삯 주십사고 당당하게 말하지, 그렇지 않고서는 주는 대로 받아.’ 하는 뜻이다. 여기서 ‘품’은 달리 ‘쿰’이라 하는데, ‘일한 데 대하여 보수로 주는 돈이나 물건’을 뜻한다. 곧 ‘삯’에 해당한다. ‘일’을 하지 않고는 일당을 다 받을 수 없다는 말이다. 또 ‘줍센’은 ‘주십사고’로 대역되며, ‘다’는 표준어 ‘말하다’에 대응한다. ‘경’은 ‘그렇게’, ‘아녀다’는 ‘않다’, ‘냥’은 ‘대로’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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