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8. 시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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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06-06 조회수 : 92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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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시락
‘시락’은 ‘보리 따위의 낟알 껍질에 붙은 깔끄러운 수염’을 말하는데, 표준어 ‘까끄라기’에 해당한다. ‘까끄라기’를 한자어로 ‘망각’(芒角)이라 하는데, 절기로는 망종(芒種)과 관련이 깊다. ‘망종’이 보리가 익어서 거두어들일 때인 6월 5, 6일 무렵이기 때문이다. 물론 제주에서는 망종 전에 보리 수확을 마쳐야 한다. 망종을 넘기면 보리가 삭아서 수확하기가 어렵다. ‘시락’은 문헌 어휘 ‘라기’에서 온 말이다. ‘까끄라기의 부스러기’를 ‘꺼렝이’라 하는데, 표준어 ‘꺼끄러기’와 관련이 깊다.
①갈중읜 시락도 안 부텅 좋아.(갈중의는 까끄라기도 안 붙어서 좋아.) ②나록은 시락이 엇고, 산듼 시락이 잇어.(벼는 까끄라기가 없고, 밭벼는 까끄라기가 있어.) ③보리선 우선 나오곡, 시락 나오곡, 보릿낭 나와.(보리선 우선 쌀 나오고, 까끄라기 나오고, 보릿짚 나와.) ④보리 헐 때 꺼렝이 올르민 막 르왕 혼나.(보리 할 때 ‘꺼렝이’ 오르면 막 가려워서 혼나.)
예문 ①은 감물을 들인 ‘갈옷’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듣는 말로, ‘‘갈중의’는 까끄라기도 안 붙어서 좋아.’ 하는 뜻이다. ‘갈옷’은 감물을 들였기 때문에 “버뭄 타는 중 몰랑 좋고.”(더러움 타는 중 몰라서 좋고.), “도 안 부텅 좋고.”(땀도 안 붙어서 좋고.) 하니 일할 때는 최고로 친다. 다른 옷들은 땀이 나면 “에 필필 부턴에 일허기가 궂엉.”(살에 필필 붙어서 일하기가 궂어서.) 잘 입지 않는다. 여기서 ‘갈중의’는 ‘감물을 들인 중의’를 말한다. 예문 ②는 ‘나록’과 ‘산듸’의 특징을 이야기한 것으로, ‘벼는 까끄라기가 없고, 밭벼는 까끄라기가 있어.’ 하는 뜻이다. 제주도는 논이 많지 않기 때문에 ‘나록’ 대신에 주로 ‘산듸’를 갈았다. ‘산듸’로 ‘메’를 짓고, 큰일 때는 섞어서 밥을 지었다. 여기서 ‘나록’은 ‘벼’, ‘산듸’는 ‘밭벼’ 또는 ‘산도’(山稻)를 말한다. ‘밭벼’와 ‘산도’는 고유어와 한자어 차이다. 물론 ‘엇다’는 표준어 ‘없다’, ‘잇다’는 ‘있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보리농사에서 보리쌀, 보릿짚도 중요하지만 ‘시락’도 귀중함을 이야기한 것이다. 곧 ‘보리선 우선 쌀 나오고, 까끄라기 나오고, 보릿짚 나와.’ 하는 뜻이다. 이는 보리농사를 지으면 내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말과 같다. ‘보리’은 주식으로 쓰이는 것이니 말할 필요가 없다. ‘까끄라기’는 ‘굴묵’을 때기 위한 땔감으로, 흙을 이길 때 ‘수세’(여물)로 소용된다. ‘보릿낭’은 변소에 깃으로 넣어주거나 땅바닥에 까는 깔개로 쓰니 보리야말로 그 쓰임이 여러 가지다. 여기서 ‘’은 ‘보리’을 뜻하며, ‘보릿낭’은 ‘보릿짚’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까끄라기의 부스러기인 ‘꺼렝이’가 쓰인 예문이다. ‘보리 할 때 ‘꺼렝이’ 오르면 막 가려워서 혼나.’ 하는 뜻이다. 위 예문 ①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갈중의’를 입으면 땀이나 ‘시락’이 안 붙는 대신에 몸에 붙기 마련이다. 일하다 보면 땀이 나고 그 땀에 까끄라기의 부스러기인 ‘꺼렝이’가 몸에 붙으면 일을 못할 정도로 가려움이 심하다. 이 때 하는 말이 바로 예문 ④이다. 여기서 ‘올르다’는 표준어 ‘오르다’, ‘릅다’는 ‘가렵다’에 해당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