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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조치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05-23   조회수 : 8849

206. 조치다

 

‘조치다’는 ‘밥을 먹을 때 반찬으로 갖추어 집고 찍고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듯하다. 이 ‘조치다’는 옛말 ‘조치다’와 관련이 있다. ≪석보상절≫(19:19)의 “제천(諸天) 모맷 향(香)  다 마며 諸天 퓌우香도 조쳐 마며”(제천 몸의 향을 또 다 맡으며, 제천 피우는 향도 아울러(겸해서) 맡으며.)의 ‘조쳐’가 ‘아울러’ 또는 ‘겸해서’의 뜻을 지니기 때문이다. 옛말 ‘조치다’는 현대 국어 ‘조치개’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어떤 것에 마땅히 딸려 있어야 할 물건. 보통 밥에 대하여 반찬'을 이르는 말이 ‘조치개’이다.

 

①밥에 조창 먹을 게 원 엇다게.(밥에 ‘조차서’ 먹을 게 원 없다.)

②무신 레라도 조차사 밥 먹을 거 아니꽈게?(무슨 반찬이라도 ‘조차야’ 밥 먹을 거 아닙니까?)

③옛날은 조칠거가 뭐 엇주. 마농지시 나믄 탁상.(옛날은 조치개가 없지. 마늘장아찌 하나면 탁상.)

 

예문 ①은 밥을 내놓으며 하는 말로, ‘밥에 ‘조차서’ 먹을 게 원 없다.’는 말이다. 밥 말고는 반찬으로 내놓을 게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엇다’는 표준어 ‘없다’에 해당하는 어휘다.

예문 ②는 ①의 ‘밥에 조창 먹을 게 원 엇다게.’에 대꾸하는 말로, ‘무슨 반찬이라도 ‘조차야’ 밥 먹을 거 아닙니까?’ 하는 뜻이다. 아무 반찬이라도 있어야 밥을 먹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무신’은 표준어 ‘무슨’에 해당한다. ‘레’는 ‘밥에 딸리어 먹는 장, 젓 따위의 간이 들어간 반찬’을 말한다. 이 ‘레’는 ‘다’[鹹(함)]에서 온 어휘로, ‘다’는 표준어 ‘짜다’에 대응하는 방언형이다. ‘짜다’의 옛말은 ‘다’인데 이 ‘다’의 ‘ㅶ’이 제주어에서는 ‘ㅊ’으로 변하여 ‘다’가 된다. 물론 표준어에서는 ‘다’의 ‘ㅶ’은 ‘ㅉ’으로 변하여 ‘짜다’가 된다.

예문 ③은 ‘조치다’에서 온 ‘조칠거’가 쓰인 예문으로, ‘옛날은 조치개가 없지. 마늘장아찌 하나면 탁상.’ 하는 뜻이다. 예전에는 반찬이 별로 없었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조칠거’는 표준어 ‘조치개’, ‘마농지시’는 ‘마늘장아찌’, ‘나’는 ‘하나’에 해당한다. ‘마농지시’는 ‘마농대’라는 ‘산대’(蒜薹)로 담그기도 하고, 마늘통으로 하기도 한다. 특히 ‘마농대’로 할 경우는 ‘대지시’라 한다. ‘탁상’(擢賞)은 ‘여럿 가운데서 충분하거나 괜찮다고 추어올려 칭찬함’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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