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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쉐역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01-31   조회수 : 9114

190. 쉐역

 

‘쉐역’은 ‘쉐+역(役)’ 구성으로, ‘소 한 마리가 하루에 갈 만한 넓이’를 나타내는 말이다. 표준어 ‘갈이’에 해당한다. 소 한 마리가 하루에 갈 수 있는 넓이면 ‘쉐역’, 이틀에 갈 수 있는 넓이면 ‘두쉐역’이라 한다.

 

①밧 가는 장남은 잘 멕여. 쿰도 쉐역으로 주곡 받곡.(밭 가는 정남은 잘 먹여. 삯도 갈이로 주고 받고.)

②그 밧 머들 싯곡 헤도 쉐역은 넘을 거라.(그 밭 돌무더기 있고 해도 하루갈이는 넘을 거야.)

③쉐역은 천 평, 천 평이쉐역게.(하루갈이는 천 평, 천 평이 하루갈이.)

④두쉐역이믄 막 큰 밧이라. 잇어시믄 돈 하영 받을 건디.(이틀갈이면 아주 큰 밭이야. 있었으면 돈 많이 받을 것인데.)

 

예문 ①은 밭갈이에 대한 물음에 대한 말로, ‘밭 가는 정남은 잘 먹여. 삯도 갈이로 주고 받고.’ 하는 뜻이다. 밭갈이는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소와 쟁기가 있어야 한다. ‘장남’도 필요하다. 제때에 밭갈이가 이루어져야 농사를 지을 수 있으니 밭가는 ‘장남’을 잘 대접할 수밖에 없다. 쌀밥에 옥돔을 구워 반찬으로 내놓기도 한다. 한나절만 넘기면 하루치 삯을 치르기도 했다. 여기서 ‘장남’은 표준어 ‘정남’에 해당하며, ‘쿰’은 ‘삯’ 또는 ‘품삯’을 말한다.

예문 ②는 밭의 크기에 대한 이야기로, ‘그 밭 돌무더기 있고 해도 하루같이는 넘을 거야.’ 하는 뜻이다. ‘머들’은 ‘돌무더기’를 말하는데, 이런 밭은 대개 ‘빌레’(너럭바위)가 있게 마련. 밭을 갈다가 ‘알받는’ 일도 가끔 일어난다. ‘알받다’란 ‘쟁기로 밭을 갈 때 보습이 암반 따위에 받히다’ 하는 뜻을 지닌 어휘로, 쟁기 손잡이인 양지머리로 ‘두더니(불두덩)’가 받히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알받으면’ 받히는 곳이 불두덩이기 때문에 풀썩 주저앉을 만큼이나 무척 아프다. 밭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은 성에와 쟁깃술의 각도를 좁게 조절해서 갈기도 한다. 물론 각도 조절은 제주도 쟁기에만 있는 ‘뜸’을 가지고 한다. ‘뜸’은 ‘쟁기의 좀생이막대와 성에 사이에 끼워서 성에와 쟁깃술의 간격을 조절하는 데 쓰는 두 짝으로 된 나무 막대’를 말한다. 밭에 돌이 많은 경우는 ‘뜸’을 끼우고, 토질이 좋은 밭은 ‘뜸’을 빼버린다. 그러면 성에와 한마루의 각도가 넓어져 보습이 깊이 들어가게 된다.

예문 ③은 ‘쉐역’의 넓이를 말하는 것으로, ‘하루갈이는 천 평, 천 평이 하루갈이.’ 하 는 뜻이다. ‘쉐역’은 ‘하루갈이’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팔아버린 밭에 대한 이야기로, ‘이틀갈이면 아주 큰 밭이야. 있었으면 돈 많이 받을 것인데.’ 하는 뜻이다. 팔지 않고 그냥 놔두었으면 돈을 많이 받았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을 나타낸 말이다. 여기서 ‘두쉐역’은 ‘이틀갈이’, ‘하영’은 ‘많이’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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