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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지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01-24   조회수 : 9153

189. 지다

 

‘지다’는 ‘다른 사람의 머리나 몸을 물로 씻기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감기다’에 해당한다. 이 ‘지다’는 '다’에서 온 말이다.

 

①봇뎃옷은 사을은 입져. 사을 넘어사 머리 지곡 허주.(깃저고리는 사흘은 입혀. 사흘 넘어야 머리 감기고 하지.)

②아이덜 머리 안 지민 니 막 일어낫어. 머리에 오죽 니 하게.(아이들 머리 안 감기면 이 막 일었었어. 머리에 오죽 이 많아.)

③야게 잦아지게 헹 머리 지당 봐도 눈에 비누께 들어가. 게믄 막 울고.(고개 잦혀지게 해서 머리 감기다 봐도 눈에 비눗물 들어가. 그러면 막 울고.)

④아이덜 머리에 빈뎅이 하영 일민 역 헤당 걸로 머리 져.(아이덜 머리에 ‘빈뎅이’ 많이 일면 찰흙 해다가 걸로 머리 감겨.)

 

예문 ①은 아기를 낳고 사흘 동안의 일에 대한 이야기로, ‘깃저고리는 사흘은 입혀. 사흘 넘어야 머리 감기고 하지.’ 하는 뜻이다. 사흘 동안 ‘봇뎃옷’을 입히고, 사흘만에 목욕을 시킨다는 것이다. 3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노자의 ≪도덕경≫(42장)에, “도는 일을 낳고, 일은 이를 낳고, 이는 삼을 낳고, 삼은 만물을 낳는다.(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라 하여 3을 완성으로 보았다. 그러니 3일 동안 ‘봇뎃옷’을 입히고, 3일만에 몸을 감기는 것이다. 여기서 ‘봇뎃옷’은 ‘아기에게 처음 입히는 저고리보다 조금 긴 옷’으로, 표준어 ‘깃저고리’에 해당한다. 달리 ‘봇뎃창옷, 봇딋적삼, 봇딋창옥, 봇옷’이라 하는데, 대개는 베로 만들어서 가려움이 생기지 않게 한다. ‘사을’은 ‘사흘’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목욕에 대한 이야기로, ‘아이들 머리 안 감기면 이 막 일었었어. 머리에 오죽 이 많아.’ 하는 뜻이다. 아이들이 머리를 긁게 되면 ‘얼레기(얼레빗)’로 머리를 가지런하게 하고 난 다음 ‘쳉빗(참빗)’이나 ‘쉬쳉빗(서캐훑이)’으로 빗기며 이나 쉬를 훑어낸다. 대개는 지난 달력을 이용한다. 그래야 검은 빛의 머릿니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니’는 고어 ‘니’가 그대로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어린아이들 머리 감길 때 이야기로, ‘고개 잦혀지게 해서 머리 감기다 봐도 눈에 비눗물 들어가. 그러면 막 울고.’ 하는 뜻이다. 어린아이 머리를 감길 때는 얼굴이 위로 가게 한다. 비누 거품이 눈이나 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그러나 머리를 감기다 보면 비눗물이 눈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때의 상황이 이야기한 것이다. 여기서 ‘야게’는 ‘고개’, ‘잦아지다’는 ‘잦혀지다’에 해당한다. 또 ‘비누께’는 ‘씻겨지지 않아서 몸에 남아 있는 작은 비누 거품’을 뜻하나 여기서는 ‘비눗물’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예문 ④는 민간요법의 하나로, ‘아이들 머리에 ‘빈뎅이’ 많이 일면 찰흙 해다가 걸로 머리 감겨.’ 하는 뜻이다. 머릿밑 겉껍질이 생기면 찰흙으로 머리를 감긴다는 것이다. 찰흙이 비누인 셈이다. 여기서 ‘빈뎅이’는 ‘사람 피부의 얇은 겉껍질’로, 달리 ‘피지가죽, 빈지가죽, 살문뎅이, 핀지가죽’이라 한다. ‘하영’은 ‘많이’, ‘역’은 ‘찰흙’이다. ‘역’은 ‘학, 헉, 흑, ’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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