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7. 실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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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01-10 조회수 : 898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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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실리다
‘실리다’는 ‘몸의 한 부분이 찬 기운으로 인해 추위를 느낄 정도로 차다.’ 또는 ‘찬 것이 닿아 통증이 있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시리다’에 해당한다. 이 ‘실리다’는 달리 ‘시리다, 실히다’라 한다.
①눈밧듸 강 헤천 놀아신디 실리지 아녈 거라게.(눈밭에 가서 해종일 놀았는데 시리지 않을 거야.) ②실리당 버쳥 막 곳앗구나게. 이레 왕 불초라.(시리다가 부쳐서 아주 곱았구나. 이리 와서 불쬐어라.) ③고무옷 엇인 때난 물이 원체 실리어 놓난 번 휘영 으하아 허멍 나오라 불 때도 셔게.(고무옷 없을 때니까 물이 원체 시리어 놓으니까 한번 헤어서 으하아 하며 나와 버릴 때도 있어.) ④니빨 실련에 못 먹으키여. 느 먹어 불라.(이빨 시려서 못 먹겠어. 너 먹어 버려라.)
예문 ①은 겨울철 밖에 나가서 오래 놀다 들어온 아이에게 하는 핀잔의 말로, ‘눈밭에 가서 해종일 놀았는데 시리지 않을 거야.’ 하는 뜻이다. 눈이 내려 쌓이면 개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도 좋아한다. 그러면 밖에 나가서 오래도록 놀다가 들어오게 마련. 이런 경우 대개 양발은 물론 엉덩이 부분이 젖어 있고, 얼굴도 벌겋게 달아오른다. 여기서 ‘눈밧’은 ‘눈으로 덮인 땅’이다. 썰매 타기 좋은 동산이나 고갯길도 된다. ‘헤천’은 표준어 ‘해종일’로, ‘오랜 시간 동안’의 의미로 쓰였다. 예문 ②는 눈밭에서 오랜 시간 보내고서 시려서 들어온 아이한테 하는 말로, ‘시리다가 부쳐서 아주 곱았구나. 이리 와서 불쬐어라.’ 하는 뜻이다. 여기서 ‘버치다’는 표준어 ‘부치다’, ‘곳다’는 표준어 ‘곱다’에 해당한다. ‘곱다’는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얼어서 감각이 없고 놀리기가 어렵다.’ 하는 뜻이다. ‘이레’는 ‘이리’, ‘불초다’는 ‘불쬐다’에 대응한다. ‘불쬐다’는 이희승 ≪국어대사전≫의 표제어로 올라 있다. ‘초다’는 ‘쬐다’의 고어 ‘다’의 어두자음군 ‘ㅶ’이 표준어에서는 된소리 ‘ㅉ’으로 바뀌지만 제주어에서는 거센소리 ‘ㅊ’으로 변화하여 ‘초다’가 된다. 예문 ③은 겨울철 ‘고무옷’이 없을 때 물질하러 바다에 들었던 이야기로, ‘고무옷 없을 때니까 물이 원체 시리니까 한번 헤어서 으하아 하며 나와 버릴 때도 있어.’ 하는 말이다. 너무 추우니까 들어갔다 이내 나와 버렸다는 것이다. ‘고무옷’은 ‘잠녀들이 물질할 때 입는, 까만 고무로 만든 옷’, ‘휘다’는 표준어 ‘헤다’에 대응한다. ‘헤다’는 ‘물속에 들어가 몸을 뜨게 하고 팔다리를 놀려 물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다.’ 하는 뜻이다. ‘시다’는 ‘있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의 ‘실리다’는 ‘찬 것이 닿아 통증이 있다.’는 뜻으로 쓰인 경우로, ‘이빨 시려서 못 먹겠어. 너 먹어 버려라.’ 하는 뜻이다. 아이스크림은 겨울철이 제격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예문 ④처럼 ‘이빨이 시려서’ 먹을 수 없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버리기 아까워서 ‘너 먹어 버려라.’하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