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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구리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12-20   조회수 : 9102

184. 구리다

 

‘구리다’는 ‘속이 들떠서 텅 빈 데가 있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궁글다’에 대응한다.

 

①댄 속이 구려.(댄 속이 궁글어.)

②머귀낭은 덩치로 끗겡이장 그자 속이 구려.(머귀나무는 둥치로 끄트머리까지 그저 속이 궁글어.)

③아방 죽으민 일곱 작 왕대 막뎅일 지프곡, 어멍은 죽으민 속 구린 머귀낭 방장대 지프곡.(아버지 죽으면 일곱 마지 왕대 막대길 짚고, 어머니 죽으면 속 궁근 머귀나무 상장 짚고.)

④구리댄 속이 구리난게 구리대주, 뭣엔 허여.(구릿댄 속이 궁그니까 구릿대지, 뭐라고 해.)

 

예문 ①은 대나무에 대한 이야기로, ‘댄 속이 궁글어.’ 하는 뜻이다. 곧 속이 비어 있다는 말과 같다. 윤선도의 <오우가> 가운데 대나무에 대해서, “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거시 / 곳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다 / 뎌러코 사시에 프르니 그를 됴하 노라(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 곧기는 뉘 시켰으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 저러고 사시에 푸리니 그를 좋아하노라)” 하고 노래했던 것이다.

예문 ②는 머귀나무에 대한 내용으로, ‘머귀나무는 둥치로 끄트머리까지 그저 속이 궁글어.’ 하는 뜻이다. 곧 머귀나무는 밑둥에서부터 끝까지 속이 비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머귀낭’은 표준어 ‘머귀나무’, ‘덩치’은 ‘둥치’, ‘끗겡이’는 ‘끄트머리’, ‘그자’는 ‘그저’에 대응하는 어휘들이다.

예문 ③은 상장(喪杖)에 관한 것으로, ‘아버지 죽으면 일곱 마디 왕대 막대기를 짚고, 어머니 죽으면 속 둥근 머귀나무 상장을 짚고.’ 하는 뜻이다. 곧 아버지 상에는 대나무 상장을, 어머니 상에는 머귀나무 상장을 짚는다는 것이다. 육지에서는 어머니 상에는 오동나무 상장을 짚는 것이 제주도와 다른 점이다. 이로 예로부터 제주도에는 오동나무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작’은 달리 ‘디’라 하는데 표준어 ‘마디’에 대응하며, ‘막뎅이’는 ‘막대기’에 대응하는데, 여기서는 상장의 의미로 쓰였다. ‘지프다’는 표준어 ‘짚다’에 대응한다. 방언형 ‘지프다’는 고어 ‘딮다’와 비교할 때 음절수에 차이가 있다. 또 ‘방장대’는 달리 ‘상장대, 상죽대’라 하는데, ‘상장’에 대응한다.

예문 ④는 ‘구리대’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말한 대목으로, ‘구릿대는 속이 궁그니까 구릿대지, 무어라고 해.’ 하는 뜻이다. ‘속이 구려’ 있으니 ‘구리대’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 ‘뭣엔’는 ‘뭐라고’로 대역되는데, ‘엔’은 인용에 쓰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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