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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수세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12-13   조회수 : 9385

183. 수세

 

‘수세’는 달리 ‘소세’라 하는데, ‘흙을 이길 때, 바른 뒤에 갈라지지 않도록 섞는 보릿짚이나 까끄라기 따위’ 또는 ‘조밥이나 범벅 등을 만들 때, 맛을 내기 위하여 넣는 고구마나 무 따위’를 이르는 말이다. 대응하는 표준어는 ‘여물’이다.

 

①옛날은 집 짓을 때 흑 리젠 허민 산듸찍 수세 놓으멍 게나제나 령은에.(옛날은 집 지을 때 흙 밟으려고 하면 밭볏짚 여물 놓으면서 그러나저러나 밟아서.)

②흑 뀔 때 수세 안 놓은 거는 시쳐졍 엇어 불어.(흙 이길 때 여물 안 넣은 거는 씻겨서 없어져 버려.)

③소센 그슨새가 좋아.(여물은 썩은새가 좋아.)

④그 범벅도 헤 먹젠 허민 수세 놔야 범벅이 뒈어.(그 범벅도 해서 먹으려고 하면 여물 놔야 되어.)

 

예문 ①은 초가를 지어 알매(방언형은 ‘고데, 고뎃흑, 고듸, 고딋흑’임)를 올리기 위해 흙은 밟을 때 들었던 이야기로, ‘옛날은 집 지을 때 흙 밟으려고 하면 밭볏짚 여물 놓으면서 그러나저러나 밟아서.’ 했다는 뜻이다. 곧 알매를 장만하기 위해서 ‘산듸찍’을 섞었다는 것이다. 대개 알매 올리는 날은 동네 사람들이 동원되고, 부녀자들은 물 부조를 하기 위하여 ‘허벅’으로 물을 지어 날랐다. 마당의 흙을 파고, ‘산듸찍’이나 ‘보릿낭(보릿짚)’을 작두로 썰어 섞어서 사람으로 밟든지 아니면 소를 이용하기도 한다. 흙에 섞는 ‘산듸찍’, ‘보릿낭’, ‘시락(까그라기)’이 ‘수세’다. 여기서 ‘짓다’는 표준어와 달리 어간 말음 ‘ㅅ’이 탈락하지 않아서 ‘짓고, 짓어. 짓으난’ 등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규칙 용언이 된다. ‘리다’는 표준어 ‘밟다’, ‘산듸찍’은 ‘밭볏짚’, ‘게나제나’는 ‘그러나저러나’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흙을 이길 때 ‘수세’를 넣은 이유를 말한 것으로, ‘흙 이길 때 여물 안 넣은 것은 씻겨서 없어져 버려.’ 하는 뜻이다. ‘수세’를 넣어야만 흙이 빗물에 씻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뀌다’는 달리 ‘꾸제기다, 달루다’라 하는데, ‘흙 따위에 물을 부어 반죽하다’는 뜻으로, 표준어 ‘이기다’에 대응한다. ‘시쳐지다’는 ‘씻기다’, ‘엇어’는 ‘없어’로 대역된다.

예문 ③은 ‘소세’가 쓰인 예이다. ‘여물로는 썩은새가 좋아.’ 하는 뜻이다. ‘소세’로는 대개 ‘보릿낭’, ‘까끄라기’, ‘산듸찍’, ‘그슨새(썩은새)’ 또는 ‘모멀찍(메밀짚)’ 등이 쓰인다. 여기서는 ‘그슨새’가 여물로 사용되었다. ‘그슨새’는 달리 ‘그신새, 기신새’라 하는데, ‘초가지붕을 덮었던 묵은 띠’를 말한다.

예문 ④는 ‘수세’가 ‘조밥이나 범벅 등을 만들 때, 맛을 내기 위하여 넣는 고구마나 무 따위’라는 의미로 쓰인 경우다. 곧 ‘그 범벅도 해서 먹으려고 하면 여물 놔야 되어.’ 하는 뜻이다. 무슨 범벅을 만들더라도 ‘수세’를 넣어야 제대로인 범벅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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