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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이시저시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05-31   조회수 : 9874

155. 이시저시

 

‘이시저시’는 ‘이 시 저 시’로, ‘바로 행동하지 아니하고 뭉그적거릴 때 쓰는 말’ 또는 ‘얼마 없어서 바로’ 하는 뜻을 지닌다.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이제저제’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 때가 언제일지 알 수 없을 때’는 ‘이시나저시나’처럼 조사 ‘나’가 연결되어 쓰이기도 한다. 또 ‘다’ 접사가 붙어서 ‘이시저시다’라는 어휘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 때가 이제인가 저제인가 하다.’라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①이시저시 와 갈 거여.(이제저제 와 갈 거야.)

②이제 가주 저제 가주 멍 이시저시 셍각허당 보난에 미참허게 됩디다게.(이제 가지 저제 가지 하며 이제저제 생각하다 보니까 참석하지 못하게 됩디다.)

③앞집 삼촌 이시나저시나 헴쩬 아라.(앞집 삼촌 이제자저제나 한다고 하더라.)

④이시저시헤 가난 옷 입졋젠 아라.(이제저제해 가니 수의 입혔다고 하더라.)

 

예문 ①은 꼭 참석해야 할 사람이 약속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람에게 하는 위안의 말로, ‘이제저제 와 갈 거야.’ 하는 뜻이다. 무엇을 초조하게 기다린다는 것은 정말이지 애타는 일이다. 변소 출입이 잦기도 하고,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기도 하며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안절부절못하고 있으면 곁에서 지켜보던 사람이 하는 말이 바로 예문 ①이다. “이제저제 와 갈 거야.” 곧 ‘이제저제 올 거야.’ 하는 말이다. 그러면 이 말은 주문(呪文)이 되어 기다리던 사람이 헐레벌떡하며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이시저시’를 ‘이 시 저 시’로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문 ②는 어떤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를 말하는 것으로, ‘이제 가지 저제 가지 하며 이제저제 생각하다 보니까 참석하지 못하게 됩디다.’ 하는 뜻이다. 참석하지 못한 이유가 그럴듯하지는 않다. 그러나 서두르다 보면 사람에 따라 변의(便意)를 느끼게 되고, 변소에 가면 생각이 많아진다. 생각의 꼬리와 일의 꼬리가 겹치다 보면 시간은 흐르고, 결국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참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미참허다’는 한자어 ‘미참(未參)’에 접사 ‘허다’가 연결되어 만들어진 어휘로, '참석하지 못하다'의 뜻을 지닌다.

예문 ③은 ‘이시나저시나’가 쓰인 경우로, ‘옆집 삼촌 이제나저제나 한다고 하더라.’ 하는 뜻이다. 얼마 없어서 돌아가실 것 같다는 것이다. 임종(臨終)이 가까웠다는 말이다. 이 예문은 “옆집 삼촌 이시저시헴쩬 아라.” 해도 전달되는 의미는 같다. 여기서 ‘헴쩬’은 ‘한다고’의 뜻이며, ‘다[曰]’는 표준어 ‘말하다’에 대응한다.

예문 ④는 ‘이시저시허다’가 쓰인 예로, 앞의 ③번 예문과 연관시켜서 이해할 수 있다. 곧 옆집 삼촌이 ‘이제저제해 가니 수의 입혔다고 하더라.’ 하는 뜻이다. 숨넘어갈 때가 이제저제하다 보니 수의를 입혔다는 것이다. 여기서 ‘옷’은 이승에서 저승으로 들어갈 때 입는 옷으로, ‘수의(壽衣)’를 말한다. 이 ‘수의’는 달리 ‘저싕옷, 호상, 호상옷’이라 한다. 또 ‘입지다’는 표준어 ‘입히다’에 대응하는 방언형이다.

이제 임종은 대부분 병원에서 맞이하게 때문에 예문 ③과 ④와 같은 말은 듣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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