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 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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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03-29 조회수 : 926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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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손
‘손’은 ‘새로 돋아난 고사리의 어린아이 주먹 모양으로 돌돌 말려 뭉쳐 있는 잎’을 말하는데, 표준어 ‘고사리밥’에 대응한다. 이 ‘손’은 달리 ‘고구미, 고보미, 고사리고구미, 고사리손, 고사리순’이라 한다. 유희(柳僖)의 ≪물명고≫에서는 ‘권두채(拳頭菜)’라 하여, “고사리 싹이 곧 나와 주먹 모양을 한 것(蕨芽初生作拳者)”이라 설명하고 있다. 고사리밥이 어린아이 주먹 모양으로 말려서 뭉쳐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의 손을 ‘고사리손’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①고사린 손 보벼 불어사 류아도 좋나.(고사리밥 비벼 버려야 말려도 좋다.) ②고사리손차 앙 류믄 좀 잘 일어. 석어불어이.(고사리밥째 삶아서 말리면 좀 잘 먹어. 썩어버려.) ③재기 먹을 건 손차 아도 좋아.(재우 먹을 건 고사리밥째 삶아도 좋아.) ④육지 사름은 손 안 부병 그냥 꺼껀게.(육지 사람은 고사리밥 안 비벼서 그냥 꺾던데.)
예문 ①은 고사리를 오래 두고 먹을 요량으로 하는 말로, ‘고사리는 고사리밥 비벼 버려야 말려도 좋다.’ 하는 뜻이다. 곧 고사리를 꺾을 때 ‘손’을 비벼 버려라 하는 말과 같다. 고사리를 삶을 때 고사리밥째 삶아 말리면 고사리밥이 쉬 떨어지기도 하지만 예문 ②처럼 좀먹기를 잘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여기서 ‘손’은 표준어 ‘고사리밥’, ‘보비다’는 ‘비비다’, ‘류다’는 ‘말리다’에 대응하는 방언형들이다. ‘좋나’의 ‘-나’는 받침 있는 용언 어간에 연결되어서 그 동작이나 상태를 직접 지정하여 나타내는 종결어미로, 표준어 ‘-다’ 또는 ‘-는다’로 바꾸면 된다. 예문 ②는 고사리를 삶아서 말리는 방법을 친절하게 이야기해 주는 말로, ‘고사리밥째 삶아서 말리면 좀 잘 먹어. 썩어버려.’ 하는 뜻이다. 여기서 ‘고사리손차’의 ‘-차’는 ‘그대로’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로, 표준어 ‘-째’에 해당한다. “구젱기 똥차 그냥 들러먹어라게.(소라 똥째 그냥 ‘들러먹더라’. 들러먹다: 음식을 한꺼번에 한입 가득 집어넣어서 먹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좀일다’는 ‘좀먹다’에 대응하는데, 달리 ‘좀들다, 좀치다’라 한다. 또 ‘석다’는 표준어 ‘썩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꺾어다 바로 먹을 고사리를 삶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재우 먹을 건 고사리밥째 삶아도 좋아.’ 하는 뜻이다. 이제는 음식도 눈으로만 먹을 때라 고사리의 파란색과 더불어 식감을 돋우기 위하여 소다를 넣어 삶기도 한다. 예전에는 고사리에 고운 재를 뿌려 펄펄 끓는 물을 부어 하루쯤 담가 두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 고사리 독도 빠지고, 색깔도 거메서 나물로 먹으면 맛이 더 좋았다고 한다. 제사 때 올릴 고사리는 재를 뿌려서 장만했다고도 한다. 여기서 ‘재기’는 표준어 ‘재우’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육지 사람과 제주 사람의 고사리 꺾는 차이를 이야기한 것으로, ‘육지 사람은 고사리밥 안 비벼서 그냥 꺾던데.’ 하는 말이다. 제주 사람들은 꺾어다 곧 먹을 거면 고사리밥째 꺾지만 그렇지 않고 오래 보관했다가 먹을 거라고 하면 ‘손’을 비비며 꺾는다. 그 까닭은 좀먹는 부분이 고사리밥이기 때문이다. 만일 고사리밥째 삶았다면 좀먹지 못하게 바싹 말려야 한다. 그러나 고사리밥은 돌돌 말려 있기 때문에 정말이지 잘 말리지 않으면 이내 좀먹고 만다. 이제 고사리철이다. ‘손’을 보며 손자의 통통한 손을 떠올려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손’을 비빌까 말까 생각하며 길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