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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흔글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03-01   조회수 : 9404

142. 흔글다

 

‘흔글다’는 ‘사람이나 동물 등이 몸의 일부나 전체, 또는 손에 잡은 물체 따위를 좌우, 앞뒤, 상하로 자꾸 움직이게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흔들다’에 대응한다. ‘흔글다’는 달리 ‘흔들다’라 한다.

 

①흔글지도 아녀는 늴 빳덴. 동티로 경 헌 걸 몰란에.(흔들지도 않는 이를 뽑았다고, 동티로 그렇게 한 걸 몰라서.)

②영영 흔글어가민 뎅글뎅글 소리가 나. 건 요랑, 요랑.(이렇게 이렇게 흔들어가면 뎅글뎅글 소리가 나. 건 요령, 요령.)

③부에나믄 애기구덕을 탕탕 흔글어.(부아나면 아기구덕을 탕탕 흔들어.)

④그 홍칩 황황허는 집안이라, 동넬 흔글어낫젠 허주.(그 홍 씨 집안 황황하는 집안이라. 동네를 흔들었었다고 하지.)

 

예문 ①은 동티로 해서 이를 잘못 뽑았을 때 하는 말로, ‘흔들지도 않는 이를 뽑았다고. 동티로 그렇게 한 걸 몰라서.’ 하는 뜻이다. 여기서 ‘흔글다’는 표준어 ‘흔들다’, ‘늬’는 ‘이[齒]’, ‘빠다’는 ‘뽑다’에 대응한다. ‘동티’는 한자어 ‘동토(動土)’에서 온 말로, ‘땅을 관장하는 지신(地神)을 노하게 하여 받는 재앙’을 말한다.

예문 ②는 기본 무구(巫具)의 하나인 ‘요령’에 대한 설명으로, ‘이렇게 이렇게 흔들어가면 뎅글뎅글 소리가 나. 건 요령, 요령.’ 하는 뜻이다. 심방들이 지니는 무구로는, ‘신칼, 산판’ 그리고 ‘요령’이 있다. ‘신칼’은 ‘한 쌍의 칼자루에 백지로 만든 끈이 달린 칼’을 말하는데, 잡귀를 쫓아내거나 춤을 출 때, 점을 칠 때 사용한다. ‘산판’은 ‘엽전 모양의 동그란 놋쇠판 2개와 놋쇠 술잔 2개로 구성된 무구’로, 점칠 때 쓴다. 한편 ‘요령’은 ‘신을 청할 때 흔들어 소리는 내는 종 모양의 무구’를 말한다. 이 셋을 통틀어 ‘멩두’ 또는 ‘삼멩두’라 하기도 한다.

예문 ③은 부아났을 때 ‘애기구덕’을 흔들었던 기억을 말한 것으로, ‘부아나면 아기구덕을 탕탕 흔들어.’ 하는 뜻이다. ‘애기구덕’이란 ‘아기를 눕혀 재우는 대오리로 엮어 만든 장방형의 바구니’를 말한다. 힘주어서 ‘애기구덕’을 ‘탕탕’ 흔들면 진폭이 커지고, 어떤 때는 아기가 ‘애기구덕’ 밖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 예문 ③으로, 아기가 떨어질 정도로 ‘애기구덕’을 흔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탕탕’은 ‘애기구덕’을 흔들 때 바닥에 닿는 소리를 말한다.

예문 ④의 ‘흔글다’는 ‘권력이나 명성 따위로 어떤 대상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다.’는 뜻으로 쓰인 경우다. ‘그 홍씨 집안 황황하는 집안이라. 동네를 흔들었었다고 하지.’ 하는 뜻이다. 여기서 ‘홍칩’은 ‘홍 씨 집안’의 뜻이며, ‘황황허다’는 한자어 ‘황황하다(皇皇--)’에서 온 어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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