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140. 들러먹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02-16   조회수 : 9574

140. 들러먹다

 

‘들러먹다’는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들어먹다’에 대응한다. 이 ‘들러먹다’는 ‘음식을 한꺼번에 한입 가득 집어넣어서 먹다.’라는 뜻을 지니기도 하는데, 이때는 이에 대응하는 마뜩한 표준어는 없다.

 

①동아리 허단 돈 다 들러먹언 도망가불엇덴 여라.(동아리 하다가 돈 다 들어먹어서 도망가 버렸다고 하더라.)

②우리나라를 들러먹을라고 뒈 들러먹어지나?(우리나라를 들어먹으려고 하되 들어먹을 수 있나?)

③이 성님아. 자이 우리 톨 마흔일곱 칭 들러먹어부난 우리 베추 갈안 다 물고 허단도 지금 우리라만 먹엇젠 헨 못 받은 아이 아니우과? (이 형님아, 쟤 우리 톳 마흔일곱 칭 들어먹어버리니 우리 배추 갈아서 다 물고 하다가도 지금 우리더러만 먹었다고 해서 못 받은 아이 아닙니까?)

④굴소곱의서 나오랑 처녈 들러먹나 는 소문이 난.(굴속에서 나와 처녀를 ‘들러먹는다’ 하는 소문이 났어.)

 

예문 ①은 모임의 돈을 떼어먹고 도망간 경우에 하는 말로, ‘동아리 하다가 돈 다 들어먹어서 도망가 버렸다고 하더라.’ 하는 말이다. 이렇게 도망가는 사람은 대개 마음 좋고, 말 좋고, 선심 쓰는 데 인색하지 않는다. 환심을 샀다가 그 절정에 이를 때 줄행랑을 치는 것이다. 여기서 ‘들러먹다’가 표준어 ‘들어먹다’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조사 과정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말로, ‘우리나라를 들어먹으려고 하되 들어먹을 수 있나?’ 하는 뜻이다. 그렇게 호락호락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속국이 되지 않는다는 강한 심지를 표현한 말이다.

예문 ③은 간부 잠녀가 나이 든 잠녀에게 하는 말로, ‘이 형님아, 쟤 우리 톳 마흔일곱 칭 들어먹어버리니 우리 배추 갈아서 다 물고 하다가도 지금 우리더러만 먹었다고 해서 못 받은 아이 아닙니까?’ 하는 뜻이다. 그러니까 각자 잠녀에서 톳을 수합하고 상인에게 넘기었는데 그만 중간에 톳 대금을 떼어먹고 도망가는 바람에 간부 잠녀들이 배추 갈아서 그 돈으로 회원들의 톳 대금을 갚았는데도 우리보고 톳 대금을 먹었다고 한다는 말이다. 중간에 누명을 쓰게 한 아이가 그 아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자의’는 표준어 ‘쟤’에 대응하며, ‘톨’은 갈색 해초인 ‘톳’을 말한다. ‘칭’은 한자어 ‘秤’으로, 백 근을 말한다. “도새기  칭 넘은 거 잡아서렌 헤라.” 하면 ‘돼지 100근 넘은 거 잡았다고 하더라.’ 하는 말이다. 한 칭은 60㎏을 말한다.

예문 ④의 ‘들러먹다’는 앞의 예문과는 달리, ‘음식을 한꺼번에 한입 가득 집어넣어서 먹다.’라는 뜻으로 쓰인 경우다. 이 예문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뱀굴’에 대한 이야기로, ‘굴속에서 나와 처녀를 ‘들러먹는다’ 하는 소문이 났어.’ 하는 뜻이다. 여기서 ‘굴소곱의서’는 ‘굴속에서’의 뜻이므로 ‘굴’은 ‘김녕사굴’을 말하며, ‘소곱’은 표준어 ‘속’에 대응함을 알 수 있다. 또 ‘들러먹다’는 ‘음식물을 한꺼번에 한입 가득 넣어서 먹다.’라는 뜻을 지닌다.

목록

이전글
141. 피짝
다음글
139. 꿈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