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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칼칼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02-02   조회수 : 9504

138. 칼칼

 

‘칼칼’은 ‘바람이 잇따라 세차게 스쳐 지나가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나타내기도 하고, ‘음식이 쓰디쓴 모양이나 맛’을 뜻하기도 한다. 전자의 의미라며 표준어 ‘쌩쌩’에 대응하며, 후자인 경우는 마뜩한 대응 표준어를 찾기는 어렵다. ‘쓰디쓴 맛’의 뜻으로 사용된 경우는 “칼칼 씨다’처럼 ‘쓰다[苦]’ 형용사와 함께 쓰인다.

또 ‘칼칼’이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나 모양’일 때 말맛을 달리하기 위하여 ‘갈갈’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①창문으로 름은 칼칼 들어오곡 허난 어떵 말이우꽈? 씰로 대걸룽 주워십주.(창문으로 바람이 쌩쌩 들어오고 하니 어째 말입니까? 실로 대충 기웠지요.)

②문 베옥헌 디로 름이 칼칼 들어온다. 뭐 걸 무신 름, 거 무신거옌 안게. 난 잘 모르크라.(문 버름한 데로 바람이 쌩쌩 들어온다. 뭐 걸 무슨 바람, 거 무엇이라고 하던데. 난 잘 모르겠어.)

③문더닥지도 싯고. 문더닥진 영 뚜껑 신 거. 칼칼 씬 거라.(눈알고둥도 있고. 눈알고둥은 이렇게 뚜껑 있는 거. ‘칼칼’ 쓴 거야.)

④저 드릇물이옌 헌 거 보리밧듸 가믄 막 칼칼 쓴 물. 이제 뜨믄 썽 먹도 안 헐 거. 그거 케당 소금물에 절영 짐지헹 먹곡.(저 들나물이라고 한 거 보리밭에 가면 막 ‘칼칼’ 쓴 나물. 이제 같으면 써서 먹지도 안 할 거. 그거 캐다가 소금물에 절여서 김치 해서 먹고.)

 

예문 ①은 창호지를 바른 창문 이야기로, ‘창문으로 바람이 쌩쌩 들어오고 하니 어째 말입니까? 실로 대충 기웠지요.’ 하는 뜻이다. 창호지를 바른 창문은 조금만 해도 잘 터진다. 아이들이 있는 경우는 더 심하다. 창문이 터지면 바르고 덧바르고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 있게 마련. 이런 때 바람이 불면 찢어진 창틈으로 바람이 심하게 들어오니 급하게 실로 대충 호아서 꿰매는데, 이런 상황을 이야기한 게 예문 ①이다. 여기서 ‘름’은 ‘바람[風]’, ‘칼칼’은 ‘바람이 잇따라 세차게 스쳐 지나가는 소리’, ‘어떵’은 ‘어째’에 해당한다. ‘대걸룽’은 표준어 ‘대강’ 또는 ‘대충’에 대응하며, ‘주워십주’는 ‘기웠지요’ 하는 뜻으로, ‘줍다’에서 온 말이다. ‘줍다’의 대응 표준어는 ‘깁다[縫]’이다.

예문 ②는 ‘좁은 틈으로 세차게 불어 드는 바람’을 무엇이라고 하느냐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문 버름한 데로 바람이 쌩쌩 들어온다. 뭐 걸 무슨 바람, 거 무엇이라고 하던데. 난 잘 모르겠어.’ 하는 뜻이다. 여기서 ‘베옥허다’는 표준어 ‘버름하다’에 대응하며, ‘무신거’는 ‘무엇’, ‘다’는 ‘말하다’에 해당한다.

예문 ①과 ②는 바람과 관련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말맛을 달리하기 위하여 ‘칼칼’ 대신에 ‘갈갈’을 써서 ①-1, ②-1처럼 표현할 수도 있다.

 

①-1. 창문으로 름은 갈갈 들어오곡 허난 어떵 말이우꽈? 씰로 대걸룽 주워십주

②-1. 문 베옥헌 디로 름이 갈갈 들어온다. 뭐 걸 무신 름, 거 무신거옌 안게. 난 잘 모르크라.

 

예문 ③은 ‘칼칼’이 ‘쓰디쓴 맛’의 뜻으로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눈알고둥’에 대한 설명으로, ‘눈알고둥도 있고. 눈알고둥은 이렇게 뚜껑 있는 거. ‘칼칼’ 쓴 거야.’ 하는 뜻이다. ‘눈알고둥’의 특징인 ‘뚜껑 있는 것’, ‘맛이 쓴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눈알고둥’이란 이름은 고둥의 살을 보호하는 뚜껑이 딱딱한 눈알 모양으로 생겼다는 데서 온 명칭이고, 먹으면 쓴 맛이 나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는 ‘씬데기’라 이름하는 것이다. 여기서 ‘문더닥지’는 ‘눈알고둥’을 말하는데, ‘남뎅이보말, 돌포말, 문다닥지, 문다드리, 씬데기’라 하기도 한다. ‘싯다’와 ‘시다’는 표준어 ‘있다’에 대응한다.

예문 ④는 ‘들나물’에 대한 이야기로, ‘저 들나물이라고 한 거 보리밭에 가면 막 ‘칼칼’ 쓴 나물. 이제 같으면 써서 먹지도 안 할 거. 그거 캐다가 소금물에 절여서 김치 해서 먹고.’ 하는 뜻이다. 지금 같으면 써서 먹지 않을, 쓰디쓴 들나무로 김치를 담가 먹었다는 말이다. 여기서 ‘드릇물’은 ‘들나물’, ‘보리밧’은 ‘보리밭’, ‘뜨다’는 ‘같다’, ‘케다’는 ‘캐다’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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