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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남제기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01-19   조회수 : 9575

136. 남제기

 

‘남제기’는 ‘어떤 한도에 차고 남은 부분’을 뜻하는 어휘로, 표준어 ‘나머지’에 대응한다. 달리 ‘남저기, 남지기, 남체기’라 한다.

 

①좋은 밧이난 곡석이 잘뒈언 공출허당 남제긴 먹곡.(좋은 밭이니까 곡식이 잘되어서 공출하다가 나머지는 먹고.)

②조코고리 두드리믄 도 나오곡, 그 남제긴 풍뎅이도 뒈곡.(조이삭 두드리면 쌀도 나오고, 그 나머지는 겉껍질도 되고.)

③헤당구덕에 얼마 헤영 곡, 남제긴 저 서답줄에 렷당으네 앙 겨을에도 먹고, 여름에도 먹고.(모자반 해다가 한 바구니에 얼마 해서 팔고, 나머지는 저 빨랫줄에 말렸다가 빨아서 겨울에도 먹고, 여름에도 먹고.)

④갈칠 양 옆으로 싹 오린 걸 ‘갈치설천’이렌 곡, 그 남제긴 ‘늬껍렝이’ 경 주.(갈치를 양 옆으로 싹 오린 걸 ‘갈치설천’이라 하고, 그 나머지는 ‘늬껍렝이’ 그렇게 말하지.)

 

예문 ①은 일제강점기 때 공출에 관련한 이야기로, ‘좋은 밭이니까 곡식이 잘되어서 공출하다가 나머지는 먹고.’ 하는 뜻이다. 공출은 의무 사항이라 일정한 양만 내놓으며 그 나머지는 공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밭이 좋아서 곡식이 잘되어 공출하다가 나머지는 양식으로 먹고.’ 하는 뜻이 바로 예문 ①이 뜻하는 바다. 여기서 ‘밧’은 ‘밭[田]’, ‘곡석’은 ‘곡식’, ‘남제기’는 ‘나머지’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조 타작에 대한 이야기로, ‘조이삭 두드리면 쌀도 나오고, 그 나머지는 겉껍질도 되고.’ 하는 뜻이다. 여기서 ‘조코고리’는 ‘조ㅎ[粟]+고고리[穗]’ 구성으로, ‘조이삭’에 대응한다. ‘조’의 끝소리로 ‘ㅎ’이 있음은 ‘조밥’을 ‘조팝’, ‘조죽’을 ‘조축’이라 하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풍뎅이’는 달리 ‘조풍뎅이’라 하는데, ‘조에서 벗기어 낸 겉껍질 따위’를 말한다. ‘풍뎅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것 같다.

예문 ③은 모자반에 대한 이야기로, ‘모자반 해다가 한 바구니에 얼마 해서 팔고, 나머지는 저 빨랫줄에 말렸다가 빨아서 겨울에도 먹고, 여름에도 먹고.’ 하는 뜻이다. 모자반을 많이 채취하면 팔기도 하고, 그냥 말려 두었다가 먹을 때는 빨아 염분을 빼고 먹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은 ‘모자반’, ‘구덕’은 ‘바구니’, ‘서답줄’은 ‘빨랫줄’, ‘리다’는 ‘말리다[乾]’, '다'는 '빨다'에 대응한다.

예문 ④는 갈치 미끼에 대한 이야기로, ‘갈치를 양 옆으로 싹 오린 걸 ‘갈치설천’이라 하고, 그 나머지는 ‘늬껍렝이’ 그렇게 말하지.’ 하는 뜻이다. ‘갈치설천’에서 ‘설천’은 ‘미끼로 쓰려고 길고 나부죽하게 발라낸 물고기 살’을 뜻하며, ‘늬껍렝이’는 ‘미끼로 쓰려고 양쪽 살을 다 발라내고 난 물고기 몸통’을 말한다. ‘늬껍렝이’에서 ‘늬껍’은 ‘미끼’, ‘렝이’는 ‘말랭이’에 해당한다. 특히 갈치 ‘렝이’를 구우면 뼈째 먹을 수 있어 그 고소한 맛이 더하다. ‘갈치가 갈치 꼴렝이 끈어 먹나.(갈치가 갈치 꼬리 끊어 먹는다.)’라는 속담을 연상하게 되는데, 표준어 속담 ‘갈치가 갈치 꼬리 문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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