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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굴툭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12-15   조회수 : 9563

131. 굴툭

 

‘굴툭’은 ‘나쁜 마음보’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심통’에 대응한다. 주로 ‘부리다’라는 동사에 연결되어 쓰인다. 한편 ‘나쁜 마음보를 갖고 있는 사람’을 ‘굴툭젱이’라 하는데, 이에 마뜩하게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것 같다.

 

①아이고 이 아이야, 경 굴툭만 부리지 말앙 밥 먹어줍서게.(아이고 이 아이야, 그렇게 심통 부리지 말고 밥 먹어주십시오.)

②무사 영 굴툭 부렴신고? 매 벌엄쩌.(왜 이렇게 심통 부리는가? 매 벌고 있다.)

③우리 셋어멍이 완 무사 울엄디? 허난 나 굴툭 부련 허난. 콩국 끌리는 거 보렌 허난 내불언 콩 다 넘어부난 나가 번 려부난 나강 경 울엄수게게.(우리 둘째어머니가 와서 왜 우니? 하니 내 심통 부려서 잠잠하니. [어머니가] 콩국 끓이는 거 보라고 하니 내버리어 콩 다 넘쳐버리니 내가 한번 때려니 나가서 그렇게 울고 있습니다.)

④우린 성질이 바쁘니까 만약 퇏다 허믄 나가 얼른 말 아. 안 경허믄이 이이 굴툭젱이 암천복 모냥으로 그뭇헤여둠서. 굴툭젱이, 막 경허연 허주(우리는 성질이 바쁘니까 만약 다투었다 하면 내가 얼른 말해. 안 그러면 이 ‘굴툭젱이’ 암컷 전복 모양으로 ‘그뭇하고서는’. ‘굴툭젱이’, 막 그렇게 하지.)

 

예문 ①은 심통을 부리며 밥을 먹지 않는 아이한테 하는 말로, ‘아이고 이 아이야, 그렇게 심통 부리지 말고 밥 먹어주십시오.’ 하는 뜻이다. 아이인데도 정중하게 “먹어줍서”라 높임말을 쓰며 어르는 장면으로, 밥 먹이는 게 성가시어 복통 터질 일이나 참는 모습을 읽게 된다.

예문 ②는 심통을 부리는 아이한테 경고하는 말로, ‘왜 이렇게 심통 부리는가? 매 벌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매 벌다’는 ‘매 맞을 일을 하다.’는 의미로 쓰이는 관용 표현이다. 곧 ‘굴툭’을 부리다가는 매를 맞는 수가 있다는 경고의 발언인 셈이다.

예문 ③은 세 사람이 등장하고 있다. 곧 콩국을 지켜보고 있으라고 시킨 어머니, 매를 맞아 울고 있는 나, 그리고 ‘셋어멍(둘째어머니)’이다. ‘우리 둘째어머니가 와서 왜 우니? 하니 내가 심통 부려서 잠잠하니 (어머니가) 콩국 끓이는 거 보라고 하니 내버리어 콩 다 넘쳐 버리니 내가 한번 때려니 나가서 그렇게 울고 있습니다.’ 하는 뜻이다. 여기서 ‘콩국’은 ‘콩가루에 배추 또는 무를 썰어 넣어서 함께 끓인 국’으로, 주로 겨울철에 끓여 먹는 국이다. 이 ‘콩국’은 곁에 지켜 서서 넘치지 않게 불 조절을 잘해야 한다. 만일 예문처럼 넘쳐버리면 맛이 없다. 국을 뜰 때도 젓지 않고 한쪽으로 차근차근 ‘거려야(떠야)’ 한다. 이 ‘콩국’은 ‘콩을 약간 삶아서 맷돌에 갈아 짜낸 물. 여름철에 국수 따위를 말아서 먹는’ 육지부의 콩국과는 다르다. ‘셋어멍’은 ‘둘째어머니’를, ‘무사’는 ‘왜’, ‘다’는 ‘잠잠하다’, ‘끌리다’는 ‘끓이다’, ‘리다’는 ‘때리다’에 대응하는 제주어들이다.

예문 ④의 ‘굴툭젱이’는 ‘굴툭’에서 나온 어휘로, ‘심통을 잘 부리는 사람’을 뜻한다. 곧 ‘우리는 성질이 바쁘니까 만약 다투었다 하면 내가 얼른 말해. 안 그러면 이 ‘굴툭젱이’ 암컷 전복 모양으로 ‘그뭇하고서는’. ‘굴툭젱이’, 막 그렇게 하지.’ 하는 뜻이다. 여기서 ‘암천복’은 암컷 전복을 말하는데, “암천복이 트기가 더 어려와(암컷 전복이 떼기가 더 어려워)” 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암컷 전복은 돌에 딱 달라붙어서 좀처럼 떨어지지를 않는 성질이 있다. 서로 다투면 어떤 사람은 입을 닫아서 좀처럼 말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암천복’에 견주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성질 바쁘다’는 ‘성질 급하다’는 말이며, ‘토다’는 ‘다투다’, ‘모냥’은 ‘모양’에 대응한다. ‘그뭇다’는 ‘이를 윽물어 참고 견디는 힘이 있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다. ‘그뭇다는 달리 ‘지그뭇다’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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