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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틈자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10-06   조회수 : 9429

121. 틈자다

 

‘틈자다’는 ‘음식을 찌거나 삶아 익힐 때 흠씬 열을 가한 뒤 한동안 뚜껑을 열지 아니하고 그대로 두어 속속들이 잘 익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뜸들다’에 해당한다. 또 ‘뜸들여 잘 익게 하다.’를 ‘틈재우다’라 하는데, 표준어 ‘뜸들이다’에 대응한다. ‘틈자다’나 ‘틈재우다’는 ‘밥’ 등의 음식과 연결되어 쓰이는 어휘다.

 

①좁, 물 꿰민 좁 놩 그다음에 감저 놩. 그다음에 밥이 다 뿔어가민 느젱이 우터레 확 허꺼. 경 헤근에 이제 헷다근에 틈자민 박박 젓엉 밥을 민 맛 좋주게.(좁쌀, 물 끓으면 좁쌀 넣어 그다음에 고구마 넣어서. 그다음에 밥이 다 삐어가면 나깨 위로 확 흩어. 그렇게 해서 이제 했다가 뜸들면 박박 저어 밥을 하면 맛 좋지.)

②조팝은 막 간단허게 헤졋어. 끓이면은 불 꺼근에 잇당 보민 틈자불민 조팝 뒈.(조밥은 아주 간단하게 할 수 있어. 끓으면 불 꺼서 이따가 보면 뜸들면 조밥 되어.)

③어떤 사름은 물은 잘 맞춰도 빨리 급헤영 틈자지 않을 때 푸면 밥으로 물이 나.(어떤 사람은 물은 잘 맞춰도 빨리 급해서 뜸들지 않을 때 푸면 밥으로 물이 나.)

④틈자게시리 두껑 더껑 내불엇다근에 틈자나면은 그 보리이 이제 풀어지주게. 다 풀어지민 또 불아 또  아래 건 노릿노릿게시리 카게시리 불앙 민 밥이 경 맛 좋아.(뜸들게끔 뚜껑 덮어 내버렸다가 뜸들면 그 보리쌀이 이제 풀어지지. 다 풀어지면 또 불때어 또 조금 아래 건 노릇노릇하게끔 타게끔 불때서 하면 밥이 그렇게 맛 좋아.)

 

예문 ①은 조밥에 대한 이야기로, ‘좁쌀, 물 끓으면 좁쌀 넣어 그다음에 고구마 넣어. 그다음에 밥이 다 삐어가면 나깨 위로 확 흩어. 그렇게 해서 이제 했다가 뜸들면 박박 저어 밥을 하면 맛 좋지.’ 하는 뜻이다. 좁쌀로만 지은 ‘멘조팝(강조밥)’은 목에 걸리어 잘 내려가지 않는다. 제주도에 귀양살이 왔던 이건(李健)도 “가장 괴로운 건 조밥을 먹는 거.”라고 했었다. 조밥이 목 아래로 잘 내려가게 고구마를 넣거나, 나깨를 섞어서 밥을 부드럽게 했던 것이다. 여기서 ‘꿰다’는 ‘끓다’, ‘감저’는 ‘고구마’, ‘뿔다’는 ‘삐다(괴었던 물이 빠져서 줄다.)’, ‘느젱이’는 ‘나깨’, ‘허끄다’는 ‘흩다’에 대응하는 방언형들이다.

예문 ②도 조밥에 대한 이야기로, ‘조밥은 아주 간단하게 할 수 있어. 끓으면 불 꺼서 이따가 보면 뜸들면 조밥 되어.’ 하는 뜻이다. 끓여서 시간이 지나고 보면 조밥이 된다는 것이다. 아무 일이나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예문 ③은 밥이 다 되었다고 해서 급하게 푸다 보면 설익은 밥을 먹게 된다는 뜻으로, ‘어떤 사람은 물은 잘 맞춰도 빨리 급해서 뜸들지 않은 때 푸면 밥으로 물이 나.’ 하는 뜻이다. “급하게 푼 밥 물이 나고, 급하게 먹는 밥 체하기 마련”이다.

예문 ④는 보리밥에 대한 이야기로, ‘뜸들게끔 뚜껑 덮어 내버렸다가 뜸들면 그 보리쌀이 이제 풀어지지. 다 풀어지면 또 불때어 또 조금 아래 건 노릿노릿하게끔 타게끔 불때서 하면 밥이 그렇게 맛 좋아.’ 하는 뜻이다. 보리밥은 보리쌀을 익히고 나서 다시 밥을 지어야 밥맛이 좋다는 것이다. 결국 보리밥을 짓기 위해서는 보리쌀을 두 번 삶는 셈이 된다. 여기서 ‘두껑’은 ‘뚜껑’, ‘불다’는 ‘불때다’, ‘’은 ‘조금’, ‘노릿노릿다’는 ‘노릇노릇하다’, ‘카다’는 ‘타다’에 대응하는 방언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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