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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촐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9-01   조회수 : 9531

116. 촐

 

‘촐’은 ‘마소의 먹이가 되는 풀’로, 표준어 ‘꼴’에 해당한다. ‘꼴’의 문헌 어휘가 ‘’인 것을 보면 ‘ㅺ’이 거센소리 ‘ㅊ’으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된소리 'ㄲ'로 바뀌는 표준어와는 다른 점이다. 곧 ‘’이 표준어에서는 된소리 ‘꼴’이 되는데, 제주어에서는 거센소리로 바뀌어 ‘촐’이 된 것이다.

 

①촐엔 소새, 왕소새, 지름소새 뭐 하.(꼴에는 솔새, 큰기름새, 기름새 뭐 많아.)

②팔월멩질 헤 먹엉 하늬름 올라오민 촐 비어.(추석 해 먹어서 하늬바람 올라오면 꼴 베어.)

③낫으로 촐 후리영 무끄믄 촐뭇이 커.(벌낫으로 꼴 후려서 묶으면 꼴단이 커.)

④촐 비단 벌집 이신 걸 몰란 건드렷당 마 죽을 뻔 헤난.(꼴 베다가 벌집 있는 걸 몰라서 건드렸다가 하마터면 죽을 뻔 했었어.)

 

예문 ①은 꼴의 종류를 말하는 것으로, ‘꼴에는 솔새, 큰기름새, 기름새 뭐 많아.’ 하는 뜻이다. 여기서 ‘소새’는 표준어 ‘솔새’에 해당하며, ‘왕소새’는 ‘큰기름새’, ‘지름소새’는 ‘기름새’에 대응한다. ‘소새, 왕소새, 지름소새’ 등은 볏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특히 ‘지름소새’는 풀내가 좋아서 소가 좋아한다고 한다.

예문 ②는 언제 ‘촐’을 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추석 해 먹어서 하늬바람 올라오면 꼴 베어.’ 하는 뜻이다. ‘팔월멩질’은 음력 8월 보름에 하는 명질로, 추석을 말한다. ‘하늬름’은 ‘하늬바람’으로, ‘하늬름 올라오다.’는 ‘하늬바람 불기 시작하다.’는 뜻이다. ‘비다’는 ‘베다’에 해당한다. ‘추석’을 ‘팔월멩질’이라 하는 것은 ‘설’을 정월에 하는 명질이라 하여 ‘정월멩질’ 하는 것과 같다. 물론 단오를 쇨 때는 ‘단오’ 또는 ‘단오멩질’이라 하였다. ‘팔월멩질’의 ‘멩질’은 표준어 ‘명질’로, 한자어 ‘명일(名日)’이 ‘명>명질’로 변화한 것이다. ‘ㅿ>ㅈ’으로의 변화는 ‘삼>삼질’, ‘남>남진’ 어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명일(名日)’은 ‘민속적로 해마다 일정하게 지키어 즐기는 날’을 뜻한다.

예문 ③은 ‘촐’ 베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벌낫으로 꼴 후려서 묶으면 꼴단이 커.’ 하는 말이다. 여기서 ‘낫’은 ‘서서 꼴 따위를 베는 자루가 긴 연장’이다. 표준어 ‘벌낫’에 대응한다. ‘촐’을 벨 때는 예문처럼 ‘낫’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호미’로 베기도 한다. ‘호미’를 ‘좀호미’라 하는 것처럼 꼴을 여러 번 베어야 한 뭇이 되지만, ‘낫’으로 후리면 꼴이 뭉떵 베이어 묶으면 ‘촐뭇’이 크게 마련이다. ‘낫’을 이용하려면 어느 정도 기술이 필요한데, ‘낫’은 제주도 동쪽과 남쪽 지역에서 많이 사용한다.

예문 ④는 ‘촐’ 벨 때의 추억으로, ‘꼴 베다가 벌집 있는 걸 몰라서 건드렸다가 하마터면 죽을 뻔 했었어.’ 하는 말이다. 곧 벌집을 잘못 건드렸다가 벌에 쏘여 죽을 뻔했다는 말이다. 여기서 ‘이시다’는 ‘있다’, ‘마’는 ‘하마터면’에 대응하는데, 달리 ‘마테믄, 마트민’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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