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 자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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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8-25 조회수 : 947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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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자치다
‘자치다’는 동사 뒤에서 ‘-어 자치다’ 구성으로 쓰여, ‘일을 솜씨 있고 쉽게 처리하거나 빨리 하다.’는 말이다. ‘자치다’는 문법적으로는 보조동사이며, 표준어 ‘재끼다’에 대응한다.
①쉐 잡앙 먹어 자치는디 볼침이 읏어.(쇠 잡아서 먹어 재끼는데 참 볼품이 없어.) ②구둠 나는 디 간 보난 웃통을 벗어 자쳥 밧을 갈암서.(먼지 나는 데 가서 보니 웃통을 벗어 재껴서 밭을 갈고 있어.) ③가당 영 보멍 우리가 헤 자쳐불자고 작정을 헤십주.(가다가 이렇게 보면서 우리가 해 재껴 버리자고 작정을 했지요.) ④가느라 오느라 말뿐이주, 벌초 기계 열대엿 개가 들어상 비어 자치믄 어이에 끗나.(가느라 오느라 말뿐이지, 벌초 기계 열대엿 개 들어서서 베어 재끼면 한 어간에 끝나.)
예문 ①은 거인 설화에 나오는 내용으로, 거인의 식량이 대단함을 표현한 것이다. 곧 ‘소 잡아서 먹어 재끼는데 참 볼품이 없어.’ 하는 뜻이다. 그러면 듣던 사람이 “게난 어떵 먹엄서고?(그럼 어떻게 먹고 있더냐?)” 물으면, “쉐다리 나 딱 들렁 뜯어먹엄서고.(쇠다리 하나 떡 들어서 뜯어먹고 있더군.)”라 대답한다. 먹어 ‘자치는’ 것이 돼지도 아니고 소이니 그 식량(食量)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하기 어렵다. 여기서 ‘볼침’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새.’로, 표준어 ‘볼품’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예문 ①에 등장하는, 소 한 마리를 식량으로 하는 거인이 밭을 가는 모습으로, ‘먼지 나는 데 가서 보니 웃통을 벗어 재껴서 밭을 갈고 있었어.’ 하는 뜻이다. 여기서 ‘구둠’은 ‘먼지’를 말하는데, 달리 ‘몬독, 몬지, 몬지락’ 또는 표준어와 같은 형태의 ‘먼지’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문 ③도 설화를 조사할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나쁜 사람들에게 붙잡혀 가면서 위급할 상황에서 벗어날 궁리를 하는 대목이다. ‘가다가 이렇게 보면서 우리가 해 재껴 버리자고 작정을 했지요.’ 하는 뜻이다. 여기서 ‘영 보멍’은 ‘이렇게 보면서’의 뜻으로, ‘기회를 엿보면서’, 또는 ‘상황을 봐 가면서’ 하는 정도의 의미를 지닌다. 여기서 ‘헤 자쳐 불다’는 ‘해 재껴 버리다’의 뜻으로, ‘처단하다’의 의미를 지닌다.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처치하고 스스로 위기 탈출을 시도하려고 작정했다는 것이다. 예문 ④는 음력 팔월 벌초할 때 듣는 말로, ‘가느라 오느라 말뿐이지, 벌초 기계 열대엿 개 들어서서 베어 재끼면 한 사품에 끝나.’ 하는 뜻이다. 여기서 ‘벌초 기계’는 예초기(刈草機)를 말하며, ‘들어사다’는 표준어 ‘들어서다’, ‘비다’는 ‘베다’에 대응한다. ‘ 어이’에는 ‘한 어간’으로 대역되는데, ‘어이’는 ‘시간이나 공간 사이’를 뜻하니, 표준어 ‘어간’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 어이에 끗나’ 하는 말은 ‘빨리 끝나.’ 하는 뜻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