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 그늘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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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8-04 조회수 : 95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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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그늘캐
‘그늘캐’는 ‘주로 여름철 밭일을 하는 사람이나 길거리에서 수박, 참외 등을 파는 사람들이 그늘을 만들기 위하여 임시로 마련한 볕 가리개’를 말한다. 대개 ‘포데기(보(褓))’라든가 차광막을 이용한다. 네 귀퉁이에 막대 기둥을 세우고 기다란 줄을 묶어서 말뚝이나 무거운 돌에 매어 고정시켜서 만든다. 표준어 ‘그늘대’에 해당한다. ‘포데기’나 차광막 대신에 천막을 이용하여 그늘을 만들었다면 그때는 ‘그늘막’이 된다. 지금 애월읍 신엄, 중엄, 구엄의 길가에서도 볼 수 있는 볕 가리개는 천막으로 되어 있으니 ‘그늘막’이다.(표준어로도 ‘그늘막’이라 한다.) ‘그늘캐’는 ‘그늘+캐’ 구성이지만 더 자세하게는 ‘그늘ㅎ+개’이다. ≪월인석보≫등에 ‘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면 ‘그늘’은 ‘ㅎ>그늘’의 발달로 이루어진 어휘다. 제주어 ‘그늘’에는 예전의 ‘ㅎ’처럼 ‘ㅎ’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표준어 ‘그늘지다’도 ‘그늘치다(그늘ㅎ+지다)’로 말해진다. 곧 ‘그늘캐’는 ‘그늘ㅎ+개’ 구성인 셈이다. 그럼 ‘개’는 무엇일까? ‘개’는 한자어 ‘개(蓋)’로, 예전에 임금이 행차할 때나 장원 급제한 사람이 시가행진을 할 때 앞세우는 양산 모양의 의장을 말한다. 붉은 비단으로 되어 있으면 ‘홍개(紅蓋)’, 푸른 비단으로 되어 있으면 ‘청개(靑蓋)’라 한다. 한자어 ‘개(蓋)’가 ‘그늘ㅎ’의 ‘ㅎ’과 만나서 거센소리 ‘ㅋ’로 변하여 ‘그늘캐’가 된 것이다.
①이 그늘캐레 들어옵서. 름 터젼 막 씨원허우다.(이 그늘대로 들어오십시오. 바람 불기 시작해서 아주 시원합니다.) ②조컴질 메젱 헤도 저 그늘캐 헹으네, 영 그 낭께기 헹 강 그늘을 멩글아사.(‘조컴질’ 매려 해도 저 그늘대 해서, 이렇게 나뭇개비 해 가서 그늘을 만들어야.) ③우리 큰아덜 월에 나난 밧고랑에 강 가망케 카곡, 그늘캐 헤영 둥그리곡게.(우리 큰아들 4월에 났으니 밭고랑에 가서 까맣게 타고, 그늘대 해서 굴리고.) ④씨집올 때 헤 온 꼴/레이불 번 더꺼 보지 못곡 그늘캐 멍 밧듸서 다 헐려서(시집올 때 해 온 누비이불 한번 덮어 보지 못하고 그늘대 하면서 밭에서 다 헐렸어.)
예문 ①은 땡볕에 더워하는 사람에게 하는 말로, ‘이 그늘대로 들어오십시오. 바람 불기 시작해서 아주 시원합니다.’ 하는 뜻이다. 여기서 ‘름 터지다’는 관용표현으로, ‘바람이 불기 시작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제 막 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니 그늘대에 들어오면 시원할 것이라는 의미다. 예문 ②는 조밭에 김매기를 할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조컴질’ 매려 해도 저 그늘대 해서, 이렇게 나뭇개비 해 가서 그늘을 만들어야.’ 하는 뜻이다. ‘애기구덕’을 놓을 그늘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조컴질’은 ‘조밭에 난 김’을 말하는데, ‘조+검질’이 ‘조컴질’이 된 것은 ‘조’에 ‘ㅎ’음이 있기 때문이다. ‘조밥’을 ‘조팝’, ‘조죽’을 ‘조축’이라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낭께기’는 ‘나뭇개비’로, 그늘대를 만들 때 기둥으로 쓸 나뭇개비를 말한다. ‘멩글다’는 표준어 ‘만들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큰아들에 대한 회한을 이야기할 때 듣게 되는 말로, ‘우리 큰아들 4월에 났으니 밭고랑에 가서 까맣게 타고, 그늘대 해서 굴리고.’ 하는 뜻이다. 여기서 4월은 음력 4월이니 한창 보리농사 철이다. 무척 바쁜 보리 철이니 갓난아기지만 밭에 데리고 갈 수밖에 없고, '애기구덕'을 놓을 ‘그늘캐’를 만들어 아기를 누이고 난 다음에 일을 했던 것이다. ‘밧고랑’은 표준어 ‘밭고랑’이며, ‘카다’는 ‘타다’, ‘둥그리다’는 ‘굴리다’에 대응한다. 예문 ④는 누비이불에 대한 이야기로, ‘시집올 때 해 온 누비이불 한번 덮어 보지 못하고 그늘대 하면서 밭에서 다 헐렸어.’ 하는 말이다. 곧 시집올 때 혼수품으로 해온 누비이불, 한번도 덮어 보지 못하고, ‘그늘캐’ 만들면서 다 헐렸다는 것이다. 여기서 ‘꼴/레이불’은 표준어 ‘누비이불’, ‘더끄다’는 ‘덮다’에 해당한다.
이 ‘그늘캐’는 지역에 따라 표준어와 같은 형태의 ‘그늘대’가 쓰이기도 하고, ‘애기구덕’ 놓을 그늘대를 ‘애깃그늘’이라 하기도 한다. 예문 ②, ③, ④의 ‘그늘캐’는 밭에 만든 그늘대이기 때문에 ‘애기구덕’을 놓을 곳이다. 이 경우는 ‘그늘캐’ 대신에 ‘애깃그늘’로 써도 되는데, 이 ‘애깃그늘’은 대체로 정의 지역인 성산읍, 표선면, 남원읍에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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